민주당, 김동연 영입 초읽기…필승카드 vs 합종연횡

이번 주만 세 차례 협상…다음주 중반 결과 발표 전망
중도 이미지 김 대표…민주당 외연 확장 도움
對 유승민, 경제전문가 맞대결 가능
대선주자급 영입…민주당 경선 흥행도 기대
합당 불가피…정치개혁 지지부진 땐 '내로남불' 비판 직면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윤창원 기자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는 더불어민주당에 득일까 실일까. 중도 확장의 '필승카드'인가, 아니면 감동 없는 '합종연횡'인가. 6.1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가 될 경기도지사 선거에 김 대표가 미칠 파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민주당과 새물결 등에 따르면 양당은 이번 주에만 세 차례 김 대표의 6.1 지방선거 출마 관련 물밑 협의을 벌였다.
 
김 대표측 핵심 관계자는 "당은 김 대표와 3명의 최고위원에 합당 등 모든 결정을 위임했다"며 "민주당과의 협상은 김 대표가 직접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민주당에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합의했던 정치개혁에 대한 실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긍정적으로 얘기들이 오가고 있으며, 늦어도 다음 주 중반 전까지는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도 이미지 김 대표…민주당 외연 확장 도움

김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가 가시권에 접어든 가운데, 정치전문가들은 대체로 김 대표의 영입이 민주당에게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함께 유세했던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

우선 김 대표가 주는 중도 이미지는 민주당 지지기반의 외연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 대표는 중도 이미지가 강해 보수쪽에서 거부감이 적다. 표의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또 민주당이 386운동권 정당에서 전문가와 중도를 포용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을 바꾸겠다는 변화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의 출전 가능성이 높은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안민석, 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은 386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로 꼽힌다.
 
또 국민의힘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유승민 의원 카드를 낸다면 김 대표는 경제전문가이면서 대선급 주자라는 맞대결 전선을 그을 수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쪽에서 유승민 등 대선급 거물들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김동연 대표 정도는 돼야 해볼만 하다는 여론이 있다"며 "경제통의 전 부총리라는 점도 이재명 후보가 경제대통령을 내걸었던 것과 같이 경제도지사를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김 대표의 합류가 경선 흥행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민주당이 정치개혁 실행에 분명한 의지를 보여준다면 합당뿐 아니라 경선 방식에 있어서도 민주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라, 다른 후보들과 잡음 없이 경선을 치른다면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염태영 예비후보(전 수원시장)는 "김동연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정치개혁을 위해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 했다"며 "그런 뜻에서 합당하고 정정당당한 경선을 펼친다면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합당 불가피…정치개혁 지지부진 땐 '내로남불' 비판 직면

국회사진취재단

김 대표의 민주당행의 명분은 정치개혁에 있다. 지난 대선에서 김 대표는 이재명 후보와 다당제 정착을 위한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시행,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 등 정치개혁에 합의했다. 때문에 김 대표는 지방선거에 함께 하는 조건으로 민주당측에 정치개혁의 실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24일 이번 지방선거부터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반대가 심해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정치개혁이 지지부진한다면, 다당제를 주장해온 김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오히려 명분을 잃고 결국 '합종연횡'으로 비춰질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막판 단일화를 두고 "권력을 나누기 위한 '야합'"이라고 비난했던 김 대표 역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최영일 평론가는 "현실적인 문제를 놓고 보면 합당은 불가피하다"며 "합당으로 또다시 양강구도로의 회기라는 비판을 조금이라도 피해가기 위해선 김 대표가 민주당을 통해 정치개혁을 얼마나 관철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또 김 대표의 참신함은 장점이면서 약점이 될 수 있다.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지율 1%를 넘지 못했던 점도 '정치신인 김동연'을 최대 격전지에 내보내는 민주당이 감수해야 할 위험부담이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는 김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처음으로 검증을 받는 선거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정치개혁이라는 판을 만들어가면서 김동연의 정신이 자연스럽게 민주당과 함께 하는 과정을 밟아야 김동연 대표에게 정치적 상징성이 부여된다"며 "정치개혁이라는 상징성을 갖춰야 김 대표의 출마가 의미가 있지, (후보를) 찾다 찾다 없어서 김 대표를 내보낸다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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