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일을 왜 지금"…산업부, 검찰 압수수색에 당혹·의아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검찰의 압수수색에 당혹해하면서도 시점을 두고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동부지검이 이날 산업부의 '탈원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따른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나 이와 관련해 사전 동향이 포착되거나 문제 제기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특히 과거 검찰 수사 때마다 담당 공무원이 구속되는 등의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 추이에도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산업부는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으로 인해 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더욱이 전날 진행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도 별다른 문제 없이 잘 마무리된 터라 이번 압수수색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 산업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번 압수수색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9년 1월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4곳의 기관장과 한국전력 자회사 4곳의 사장들이 산업부 장·차관의 압박으로 일괄 사표를 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백운규 전 장관과 이인호 전 차관 등을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산업부는 그러나 이미 고발된 지 3년이 더 지난 시점에, 그것도 정권 교체기에 갑작스럽게 압수수색이 이뤄진 데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월성원전 조기 폐쇄 관련 재판도 진행 중이고 하다 보니 일선 직원들은 자유한국당의 블랙리스트 고발 건이 아직도 수사 중인지조차도 몰랐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부 직원들은 이번 압수수색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산업부는 앞서 2020년에도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았는데 당시 이 사건으로 관련 공무원 2명이 구속되는 등 검찰 조사가 결국은 일선 공무원의 책임을 묻는 결과로 이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한 공무원은 "벌써 세 번째 압수수색"이라며 "'또 털기 시작한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검찰 조사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인지를 두고 다들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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