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尹 회동 '유영민‧장제원' 채널 가동…"감사위원 요청 없어졌다"

지난 21일 청와대 모습. 박종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8일 만찬 회동을 앞둔 가운데 청와대가 그간 논란이 된 '감사위원 인선' 문제를 꺼내지 않으면서 극적 타결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이 '감사위원 인선'과 관련해 사실상 당선인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 정부에서 더 이상 인사권을 주장할 근거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27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난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이 현 정권의 감사위원 인사권 행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 청와대가 더 이상 감사위원 문제를 꺼내지 않았다"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연락이 와서 의제 없이 회동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은 "현 정부와 새 정부가 협의되는 경우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거 전례에 비춰 적절하다"며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된 논란이나 의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핵심 관계자는 "감사위원 문제가 정리됐으니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에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라며 "그래서 실무협상 없이 그냥 회동을 추진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당초 지난 16일 오찬 회동을 계획했지만 물밑 의제 조율 등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회동이 무산된 바 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윤창원 기자
청와대 쪽에선 이철희 정무수석이, 당선인 측에선 장제원 비서실장이 물밑 조율을 담당했지만 이번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실장'이라는 각각의 비서실장 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타결의 라인업은 유 실장과 장 실장이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실제로 이 수석은 지난 25일 개인 사정으로 출근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후에도 이 수석이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장 비서실장과 연락을 취했지만 핵심 역할은 유 비서실장이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이 수석이 25일 오후 장 비서실장에게 조속한 회동을 제안했고, 이후 이 수석과 장 실장은 수차례에 걸쳐 연락을 취하면서 장소와 일정을 조율해 왔고, 어제(26일) 저녁 최종적으로 월요일 오후 6시에 만찬을 겸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며 협의 파트너가 이 수석에서 유 실장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과의 28일 예정된 만찬 회동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편, 장 비서실장은 회동 발표 이후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동이 급물살을 탄 배경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다"면서도 "늘 이렇게 소통하면서 간격을 좁혀왔다. 어떤 계기라고 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걱정을 우선 덜어드리는 게 제일 중요한 것 아니냐. 그래서 윤 당선인이 결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방역지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논의가 만찬 회동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에 대해선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할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자연스럽게 두 분이 만찬을 하다 보면 국가적 현안과 과제에 대해 이야기할 계기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논의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