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극교류협회와 국립극단, 주한중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다. 올해는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중국희곡 4편을 엄선했다. 고선웅, 문삼화, 임지민 등 쟁쟁한 한국 연출가가 참여한다.
'붉은 말 & 만원 버스'(장희재 번역·문삼화 연출, 13~14일)는국 가 1급 작가로 지정된 자오야오민(趙耀民)과 중국의 '베케트'로 불리는 실험연극인 장셴(張獻)의 단막극을 엮었다.
두 작가는 중국 문화대혁명 이후 자라난 교육세대로 현대 중국사회와 현대인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은 작품을 선보여 왔다. 자오야오민의 '붉은 말'은 방향을 잃어버린 시대 속에서 각자가 살아남는 방식과 꿈꾸는 미래를 그린 단막극으로 개혁 개방 이후의 혼란스러운 중국을 표현했다.
장셴의 '만원 버스'는 만원 버스라는 숨 막히는 공간 속에서 차오르는 극단적인 분노를 표현한 2인극으로 감시와 통제에 따른 불안, 분노를 다룬다. 두 작품 모두 중국의 상황을 은유하는 내용이지만, 불확실한 상황과 끝없는 경쟁 속에 내던져진 지금의 우리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천야셴(陳亞先)의 '조조와 양수'(김우석 번역·임지민 연출, 15~16일)는 '계륵 이야기'로 유명한 삼국지의 두 인물 조조와 양수 사이의 갈등을 모티브로 한 경극 형식의 창작 역사극으로 권력과 지식인의 속성과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사색을 담고 있다.
개혁 개방 이후 창작된 전통극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히며 1998년 톈진(天津) 창작경극페스티벌(초연)에서 최우수상 및 극본상, 주연상, 연출상 등 전 부문을 석권했다. 우리 전통 악기 생황, 율기, 송훈 연주가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라오서(老舍)의 '찻집'(오수경 번역·고선웅 연출, 16~17일)은 중국 현대극을 대표하는 레퍼토리다. 북경 유태(裕泰) 찻집을 배경으로 중국의 청나라 말 무술변법 시기, 제국 열강의 이권과 연결된 군벌 전쟁 시기, 신중국 수립 전야 민국 시기까지의 세 역사적 시기에 벌어진 일과 그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인물 군상의 삶을 통해 뒤틀린 중국 현대사 50년의 흐름이 뚜렷이 드러나는, 너무나 중국적이면서 너무나 인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34인의 배우가 등장하는 대규모 낭독공연이다.
한중수교 30주년 이후 미래를 모색하는 심포지엄(주제 : 중국 청년세대의 연극하기)은 17일 오후 5시 30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