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라더니…스타 군단 LA 레이커스는 왜 실패했을까

연합뉴스

도합 올스타 선정 35회, 정규리그 MVP 선정 5회, ALL-NBA 팀 선정 30회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3인방이 플레이오프는 물론이고 플레이-인-토너먼트 무대에도 오르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 LA 레이커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존주 피닉스에서 열린 2021-2022시즌 NBA 정규리그 피닉스 선즈와 원정경기에서 110대121로 패하면서 남은 3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예전에는 동서부 각 컨퍼런스 8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2020년부터 플레이-인-토너먼트가 도입됐다. 각 컨퍼런스 상위 6개 팀은 플레이오프에 자동 진출하고 7위부터 10위까지 4개 팀이 토너먼트를 통해 나머지 2장의 티켓을 두고 경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레이커스가 15개 구단이 모여있는 서부컨퍼런스에서 최소 10위 안에만 들어도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고 플레이-인-토너먼트 성적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도 가능했다.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 러셀 웨스트브룩 등 슈퍼스타급 3인방을 갖춘 레이커스가 만약 플레이-인-토너먼트에 오른다면 단기전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피닉스전 패배로 시즌 전적 31승48패를 기록하면서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레이커스를 밀어내고 최소 10위를 확보한 팀은 샌안토니오 스퍼스(34승45패)인데, 샌안토니오는 올 시즌 성적보다는 유망주 육성에 주력했던 팀이다.

레이커스는 왜 실패했을까.

부상과 혼란


레이커스는 정규리그 82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39장의 주전 라인업을 썼다. 조금 과장하자면 2경기에 1경기 꼴로 완전히 새로운 주전 조합을 만들어 코트에 나서야 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력이 안정된 팀은 시즌 도중 베스트5에 변화가 많지 않다. 건재한 주전 위주로 소폭 교체만 이뤄진다. 레이커스는 달랐다. 부상자가 많았을 뿐만 아니라 어떤 조합을 해도 경기력이 기대 이하라 프랭크 보겔 감독은 수차례 수정을 해야만 했다.

러셀 웨스트브룩-켄트 베이즈모어-르브론 제임스-앤서니 데이비스-디안드레 조던으로 구성된 개막전 주전 라인업은 총 4번 활용에 그쳤다.

시즌 중 가장 많은 경기에 활용된 주전 라인업은 러셀 웨스트브룩-말릭 몽크-오스틴 리브스-스탠리 존슨-르브론 제임스였는데 그마저도 7경기에 그쳤고 전적은 2승5패에 머물렀다.

앤서니 데이비스는 부상 때문에 42경기에 결장했고 르브론 제임스도 26경기를 뛰지 못했다. 러셀 웨스트브룩이 그나마 78경기에 출장해 비교적 꾸준히 코트를 지켰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3인방이 올 시즌 나란히 코트를 밟은 건 21경기에 불과했다. 더욱 큰 문제는 셋이 함께 뛴 21경기에서 레이커스는 11승10패, 5할을 겨우 넘는 승률에 그쳤다는 것이다.

스타가 많아도 조화가 안 되면…


레이커스는 지난 비시즌 자유계약선수(FA) 더마 드로잔과 계약에 근접했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워싱턴 위저즈에서 뛰던 러셀 웨스트브룩을 데려오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르브론 제임스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마 드로잔은 시즌 중 인터뷰에서 자신은 레이커스로 이적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레이커스의 방향 전환은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드로잔이 시카고 불스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낸 반면, 러셀 웨스트브룩은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볼 소유가 많은 러셀 웨스트브룩은 스타 군단 레이커스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개막부터 2월까지 59경기 동안 평균 18.2득점, 7.7리바운드, 7.3어시스트를 올렸지만 효율은 최악이었다.

승부처에서 무리를 하다가 흐름을 깨기 일쑤였고 전반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3월 이후 예전의 모습을 찾았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19번째 시즌이었음에도 평균 30.3득점, 8.2리바운드, 6.2어시스트를 올리며 또 한번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제임스도, 앤서니 데이비스도 러셀 웨스트브룩과는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레이커스는 공격 효율 지수에서 30개 구단 중 23위에, 수비 효율 지수에서는 22위에 머물렀다. 화려한 선수층을 구성하고도 공격은 기대 이하였고 수비 벽은 시즌 내내 헐거웠다.

레이커스는 우승을 위해 말릭 몽크, 카멜로 앤서니, 드와이트 하워드, 트레버 아리자 등 베테랑들을 영입해 선수층을 쌓았다. 몽크와 '멜로'는 비교적 잘했다.

하지만 팀은 스탠리 존슨, 웨니엔 가브리엘 등 시즌 도중 영입한 선수와 신인 오스틴 리브스에게 기대야 했다. 그나마 그들이 수비라도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레이커스 프런트가 크게 기대를 걸었던 테일런 호튼-터커는 여전히 성장이 더디기만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