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외유성 해외출장 도중 면피용 행사까지 급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윤창원 기자

임기 말 부실 해외출장 논란을 빚고 있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번에는 출장도중 당초 일정에 없던 해외 경쟁당국 간 양자협의회를 추진했다 조직 내 큰 혼선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무리한 해외출장으로 구설수에 오르자 면피용 행사를 급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미국 해외 출장 중인 조성욱 위원장이 한-미, 한-EU 등 경쟁당국 간 양자협의회를 3차례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를 통해 기업결합 심사기준 등 제도개선 및 경쟁 법 집행시 국제협력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 위원장의 해외출장단과 공정위의 홍보 조직 간 손발이 맞지 않아 자칫 외교관례를 어길 뻔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큰 혼선이 빚어졌다.
 
공정위는 전날 오후 미국에 출장 중인 조 위원장이 한-미, 한-EU간 양자협의회를 개최해 다음날 오전 중에 해당 자료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날 오전 현지 사정으로 인해 예정된 양자협의회 관련 자료를 배포하지 않는다고 재공지했다.
 
그러다가 또다시 이날 오후엔 이를 번복해 조 위원장의 현지 일정과 외국 경쟁당국과의 양자협의회 개최 사실을 언론에 전했다.
 
연합뉴스

공정위는 이에 대해 4일과 5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경쟁당국과 잇따라 양자협의회를 개최했지만 협의 당사국의 동의를 제때 얻지 못해 보도 계획을 몇 차례 수정하는 혼선을 초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외국경쟁당국과 가진 양자협의회는 해외출장 전 밝힌 조 위위원장의 공식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행사이다. 해당 국제회의가 비대면 회의로 변경되자 미국 현지에서 도착해 급하게 추가한 일정으로 확인됐다.
 
예정에 없던 행사를 부랴부랴 만들어 추진하면서 외교 관례 등 후속 절차를 뒤늦게 밟다가 국제적 망신을 살수도 있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 주변에서는 외교관례마저 무시할 수 있는 행사를 급조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그런 행사에서 얼마나 조직적 성과를 거뒀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임기 말 비대면 참석도 가능한 회의에 무리하게 해외출장에 나섰다가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난을 받자 현지에서 면피용 행사를 급조한 것 같다"며 정권교체기 조직 수장의 관리 리스크가 부각되는 데 크게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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