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유수풀장서 흉가 체험 영상 찍은 20대들 적발…치안 우려 현실화

부산 남부경찰서, 건조물 침입 혐의로 20대 5명 입건해 조사
흉가 체험 영상 찍어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가 경찰에 적발
수십년 방치된 유수풀장…안전·치안 우려 계속됐지만 여전히 '방관'
부지 소유주 "안전 대책 준비 중…재건축 예정이고 이해관계 달라 대대적 보수는 어렵다"

2005년 폐장한 부산 수영구 남천유수풀장 부지. 송호재 기자

주거지역 내 흉물로 전락한 부산 수영구 옛 남천유수풀장 부지에서 심야에 흉가 체험을 하러 들어간 20대가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안전과 치안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현실화했지만, 해당 부지 소유주는 물론 관할 지자체는 여전히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2021.10.22 부산CBS노컷뉴스="재건축하니 그대로 두자?" 20년 가까이 방치된 남천유수풀장]

경찰, 옛 유수풀장 무단 침입해 영상 촬영한 20대들 입건


부산 남부경찰서는 건조물침입 혐의로 A(20대)씨 등 5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7일 새벽 2시쯤 수영구 남천동 옛 유수풀장 부지에 무단으로 침입해 영상 등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한 소셜미디어에 흉가 체험 영상이 올라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A씨 등을 붙잡았다.

조사 결과 이들은 모바일 소셜미디어에 흉가 체험 콘텐츠를 올리기 위해 무너진 담벼락을 통해 해당 부지에 침입한 뒤, 실제로 영상까지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전 등 문제로 출입을 통제한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간 만큼 주거침입 협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해 이들을 입건했다.

다만 실제 피해가 크지 않고 피해자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검찰 송치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안전 등을 이유로 출입을 금지하고 통제선까지 설치한 곳에 무단으로 침입했기 때문에, 건조물침입 혐의는 성립한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피해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실제 피해가 크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 송치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십년 방치된 주거지 내 흉물시설…우려가 현실화했지만 여전히 관리는 손 놓아


2005년 폐장한 부산 수영구 남천유수풀장 부지. 송호재 기자

남천유수풀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지역을 대표하는 유원시설이었지만, 2005년 문을 닫은 뒤 이처럼 주거지역 내 흉물 시설로 방치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담벼락 붕괴 등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대책을 촉구해 왔다.

2019년에는 수배자가 해당 시설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적발됐고, 한 해에도 수차례 112 신고가 접수되는 등 지역 치안을 위협하고 경찰력 낭비까지 초래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처럼 주민 불안과 각종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소유주는 인근 재건축 아파트에 해당 부지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안전 조치 등 관리에 손을 놓고 있었다.

관할인 수영구청 역시 민간인 소유인 데다 소송도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소극적인 대처만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해당 부지 공동소유자 중 하나인 지역 제조업체 A사는 부지 소유자 간 이해관계가 달라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책 마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부지가 재건축 예정지인 만큼 대대적인 보수 작업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 중이지만, 현재 재건축 절차가 진행 중이고 소송도 남은 데다 부지 소유주도 여러 명이라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해당 부지에 무단침입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경찰로부터 들었고, 이후 정식 공문을 보낸다고 해 이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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