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유시민에 징역 1년 구형

檢 "피해자에 심각한 명예훼손"
유시민 측 "검찰 공무집행에 대한 비판일 뿐"
오는 6월 9일 선고 예정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모습. 박종민 기자
검찰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 전 이사장의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아무런 근거 없이 파급력 있는 라디오에 출연해 허위 발언으로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신뢰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피고인의 발언으로 피해자가 심각한 명예훼손 피해를 당했음에도 사과는 없었고, 재판에 이르기까지 합의도 없었으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와 2020년 4월과 7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고, 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 "내 뒷조사를 한 것이 아닌가" 등의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한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피고인은 피해자가 부정한 의도로 수사권을 남용했다고 발언했으나 검찰은 노무현재단의 계좌 추적을 한 사실이 없다"며 "허위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 연합뉴스

유 전 이사장 측은 고발된 이후인 지난해 1월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자신의 주장이 허위였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명예훼손 혐의는 부인했다.

검찰의 구형 이후 유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공소사실에 나온 발언은 모두 한 검사장과 채널A 이동재 기자의 위법한 수사와 취재를 비판한 것이 주된 내용"이라며 "재단 계좌 관련 내용은 굉장히 일부이고 구체적 사실 적시가 아닌 추측이나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령 구체적 사실 적시였더라도 피고인은 이를 사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며 "발언 취지는 국가기관인 검찰의 공무집행에 대한 비판이지, 개인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선고는 오는 6월 9일 내려질 예정이다.

한편 전날 한 검사장은 '검언유착' 의혹을 받은 '채널A 사건'으로 2년 간 수사를 받아 오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 검사장은 무혐의 처분 직후 입장문에서 유 전 이사장과 방송인 김어준씨 등을 지목하며 "희대의 '없는 죄 만들어내기'가 다른 국민을 상대로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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