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주체성 상실한 현대사회 쇼맨에게…뮤지컬 '쇼맨'

뮤지컬 '쇼맨' 공연 중 한 장면. 국립정동극장 제공
신작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이하 쇼맨)가 지난 1일 국립정동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쇼맨'은 사회와 이데올로기 안에서 주체성을 상실한 개인의 삶과 회복을 그린 블랙코미디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은 가상의 국가 파라디수스 공화국. 독재자 '미토스'의 대역배우 역할을 수행한 '네불라'와 그가 노인이 된 후 우연히 만나는 가짜 사진작가 '수아'의 대화로 극을 전개한다.

두 인물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자기 역할을 해내지만 주변의 기대와 타인의 시선에 매몰돼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 하지만 극이 무르익을수록 이들의 마음을 지배했던 실망과 후회는 공감과 연민, 연대의식으로 바뀐다.

7일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쇼맨' 프레스콜에서 작·작사를 맡은 한정석 작가는 "저 역시 사회의 부조리한 일들에 적절히 대응하고 저항하지 못한 것을 반성했다"며 "내가 이 사회 안에서 주체성을 가진 온전한 나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주체적이지 않다는 자각이야말로 주체성 회복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소영 연출은 "네블라와 수아 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인간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6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는 또다른 볼거리다. 6명의 연주자가 트럼펫, 바이올린, 첼로 등 관·현·타악기의 다채로운 선율을 선사한다. 이선영 작·편곡·음악감독은 "저한테 트럼펫을 넣는 건 도전이었다. 소극장에 볼륨이 큰 악기를 세우면 음향적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초라한 현실을 마주한 네블라의 삶과 잘 맞아 트럼펫을 사용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쇼맨'은 공연계 흥행 보증수표인 '한이박 트리오'가 뮤지컬 '레드북' 이후 4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레드북'은 지난 1월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4관왕(400석 이상 작품상, 연출상, 여우주연상, 편곡·음악감독)을 차지했다.

뮤지컬 '쇼맨' 공연 중 한 장면. 국립정동극장 제공
박소영 연출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성실해서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 특히 한정석 작가와 이선영 음악감독과는 친분이 두텁다보니 대화와 경청을 통해 충실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쇼맨'은 6명의 배우가 무대를 채운다. '네불라' 역은 윤나무와 강기둥이 더블 캐스팅됐다. 윤나무는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 이어 국립정동극장과 세 번째 인연을 맺는다. '수아' 역은 정운선과 박란주가 번갈아 연기한다. 정운선은 "지지하고 응원하는 창작진의 작품이라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배우 역은 안창용, 두 번째 배우 역은 이현진, 세 번째 배우 역은 김대웅, 다섯 번째 배우 역은 이다정이 연기한다. 국립정동극장에서 5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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