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취소'로 고졸 된 조민…의사면허 박탈 될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한형 기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이어 고려대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입학 허가를 취소했다. 이로써 조씨의 의사면허 역시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조씨 측이 "너무 가혹하고 부당한 처분"이라며 반발, 각 대학을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 및 소송을 제기하면서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의사면허가 취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고려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등교육법의 해당 규정 및 고려대 2010학년도 모집요강에 따라 지난 2월 22일 조민씨의 입학 허가를 취소하는 것으로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조씨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사건' 판결문을 검토했다. 그 결과 법원이 허위이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내용이 조씨가 대학 입학 시 제출한 생활기록부에 기재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허위서류를 제출하면 입학을 취소한다'는 모집요강을 어겼다는 판단이 나왔다.

부산대 또한 지난 5일 교무회의를 열고 조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지난해 8월 입학 취소 예비 처분을 내린 지 약 8개월 만에 내린 결론이다.

고려대와 부산대의 입학 취소 처분은 지난 1월 대법원이 정 교수에 대해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리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대법원은 정 전 교수의 조씨 입시비리와 관련된 이른바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고려대, 부산대. 고려대 제공·송호재 기자

구체적으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동양대 어학원 교육원 보조연구원 활동 △부산 아쿠아팰리스호텔 인턴확인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등이다.

이 중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활동과 논문 작성 등 일부 스펙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담겨 조씨가 고려대에 입학할 때 활용됐다. 나머지 역시 정 전 교수가 조씨를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조작한 스펙이다.

조씨의 의전원 입학·졸업이 무효가 되면서 그의 의사면허도 취소될 전망이다. 의료법상 의사 국가고시는 의대나 의전원을 졸업해야만 응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했고, 지난해 1월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의사 면허 허가권을 갖고 있는 보건복지부도 취소 절차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전원 입학 취소로 의료인 자격에 결격 사유가 발생한 만큼 복지부 장관의 면허취소가 가능할 것"이라며 "행정절차법에 따른 면허취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사 면허 취소가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씨가 입학 허가 취소에 대해 부산대를 상대로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고려대를 상대로 무효확인 소송을 각각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부산대 입학전형 공정관리위원회의 자체 조사 결과서에 의하면 문제된 이 사건 경력 및 표창장이 입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락에 전혀 영향이 없는 경력 기재를 근거로 입학 허가를 취소하고, 결과적으로 의사 면허를 무효로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본안판결이 선고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만약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면 신청인에 대한 의사면허 취소로 신청인은 더 이상 현 근무 병원에서 의사로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부산대의 입학 취소가 최종 확정돼야만 행정절차법에 따라 정부도 조씨의 의사면허 취소 처분 절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씨 측이 부산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첫 심문은 오는 15일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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