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대 대검 정책기획과장은 8일 오전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수완박 추진 관련 상황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려고 한다. 지난 5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이 본격 논의됐고 오는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결정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전날 퇴근 무렵 법사위원 사보임 소식을 들었다"며 "이제 '민주당 3 국민의힘 3' 구도였던 안건조정위가 '민주당 3 국민의힘 2 무소속 1'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럴 경우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동일한 의견을 가지면 소위 심사가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70년 검찰 역사와 제도를 형해화시키고 형사사법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드는 법안이라도 다수당이 마음 먹으면 한 달 안에 통과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별다른 방법 없이 국회에 사정하고 민의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검찰의 처지가 안타깝고 죄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법안과 심의절차가 과연 헌법과 국회법이 용인하는 것인지, 우리 가족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 상식과 양심이 존중받는 사회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검찰 구성원 모두 관심을 갖고 저희를 지켜보는 국민 마음이 움직이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덧붙였다.
검사들은 해당 글에 댓글을 통해 동의한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오전 9시30분 기준 글이 올라온 지 2시간 여 만에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A 지청장은 "소추권자가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입법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헌법상 규정된 검사의 책무 수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헌법질서 파괴 행위"라고 검수완박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수도권의 B 부장검사는 "검수완박은 범죄자를 처벌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하는 현재의 형사사법체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특정 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권을 사유화하는 것이다. 아무런 명분없이 추진되는 검수완박은 분명히 대가를 치를 것이고 일선도 중지를 모으겠다"고 썼다. 다른 재경지검 부장검사도 "현 상황을 전파해줘서 감사하다. 다같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