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정치력 尹정부 첫 인선…평균 60세, 영남·서울대[영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내각 인선 발표를 마친 후 인수위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을 지명하는 등 8개 부처 초대 내각 인선안을 발표했다. 관련 업무 경험·경력으로 증명한 전문성이 인선의 주요 기준이라는 게 윤 당선인의 설명이지만 평균연령 60.5세에 영남, 서울대 출신 남성이 초대 내각 1차 인선안의 주요 특징이다.

이날 윤 당선인은 추 의원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국방부 장관에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현숙 전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을 후보자로 직접 발표했다.

이번 인사의 최우선 기준은 '능력'이었다는 게 윤 당선인의 설명이다. 이러한 능력은 관련 업무 경력으로 설명됐다. 행정고시(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추경호 의원이나, 역시 행정고시(29회 수석)를 통해 상공부에서부터 15년여의 공직 생활을 이어가다 학계로도 진출한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대표적이다.


국방부와 합참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이종섭 전 합참 차장이나 현장에서 의료행정 경험이 있는 정호영 전 원장, 반도체 기술 권위자인 이종호 소장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자인 김현숙 전 의원의 경우, 지난 19대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 활동 경력과 더불어 이번 선거 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영유아 보육, 초등 돌봄 등을 비롯한 가족정책 등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력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문성 강조 기조와 다소 거리가 있는 인선은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다. '깜짝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토, 부동산, 교통 분야 전문가들과 더불어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기 위한 정무적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게 원 지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형' 국토부 장관 인선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의 반발, 나아가 정권 교체의 주요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원 지사는 "(부동산 문제는)기술적 전문성만으로는 풀어선 안 되는 문제"라며 "현실에서 전문성과 기득권이란 명목으로 (부동산 정책이) 국민 눈높이와 멀어지는 문제에 대해 중심을 잡으란 뜻으로 (인선 배경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보통 첫 내각 인사에서 비중 있게 고려됐던 지역과 세대, 성별 등 안배가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8명 인사 중 과반의 출신 지역이 영남(경남, 대구 각 2명, 경북 1명)이다. 평균 연령은 60.5세에 달해 윤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언급했던 '30대 장관'과도 거리가 멀다. 성별 기준으로도 남성과 여성이 7대 1로, 여성 후보자로는 진작 폐지를 예고해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김현숙 전 의원이 유일하다. 출신 학교로는 서울대가 3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와 경북대가 각 2명씩, 육군사관학교가 1명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수어통사역사는 제외)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각 부처를 가장 유능하게 맡아 이끌 분을 찾아 지명하다보면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다"며 "대한민국의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있지 않은 만큼 (결과적으로) 지역, 세대, 남녀가 다 균형 있게 잡힐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인수위 관계자 역시 "아직 장관직을 중심으로 한 1차 인선이고, 고위 공직 자리는 장관직뿐 아니라 여러 곳에 있는 만큼 진행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 참여 최소화 방침도 확인됐다. 8명 중 현역 의원은 경제부총리 내정자인 추 의원뿐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 당선인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국회에서 대야 협상을 해나가야 하는 당의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나머지 10개 부처 장관직을 이르면 이번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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