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있던 김오수 검찰총장 응원 화환 100여개가 설치 3주 만에 사라진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김 총장이 "직을 걸겠다"고 작심발언한 것을 보고 설치를 주도한 시민단체에서 철거를 요청해서다.
11일 서초구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여권 성향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오전 검수완박에 대한 김 총장의 입장 발표를 보고 대검 앞 화환을 치워달라고 경찰 등에 요청했다고 한다.
앞서 이 화환들은 지난달 18~22일 사세행 주도로 설치됐다. 화환에는 '윤구수는 김오수가 잡는다' '검수완박은 부패완판' '김오수 총장님 응원합니다' 등 문구가 적힌 리본이 매달렸다.
하지만 김 총장이 윤석열 당선인의 검찰 공약에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을 본 사세행 등 단체들은 화환을 치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김한메 사세행 대표는 "검사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를 직을 걸고 반대한다는 것을 보고 허무한 감정이 들었다"며 "김오수 총장도 결국 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촛불 시민이 더이상 응원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구청 등과 협의를 거쳐 대검 앞 화환 철거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회의 모두발언에서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총장으로서 더이상 직무를 수행할 의미가 없다. 직에 연연하지 않고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전국 지검장 18명이 참여한 검사장 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입법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