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朴 만남에 '지방선거'도 출렁…'朴心' 힘받나

유영하 지지도 급상승, 대구시장 후보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자료사진)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12일 회동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구·경북 방문 이튿날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을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5월 10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고 직접 요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지난달 24일, 박 전 대통령이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대구 달성 사저에 입주한 날부터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성사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처음부터 윤 당선인의 예방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지금 만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과 박 전 대통령 측 사이에 지속적인 물밑 접촉이 이루어지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화요일(12일) 오후에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관계는 '악연(惡緣)'으로 불렸다. 윤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고 박근혜 정부 내내 지방을 전전하며 한직을 맴돌았다. 이후 2016년 '최순실 특검'을 맡아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고 '적폐 청산' 수사와 공소 유지를 진두지휘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을 끌어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번 만남에 대해 '취임 이전에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 시작 전에 박 전 대통령과 만나 지난 앙금을 풀고 싶다는 차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은 지방선거를 앞둔 사전 포석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부 보수층의 반감을 해소하고 대구·경북 세력을 중심으로 지지층의 견고한 결집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8일 유튜브를 통해 최측근인 국민의힘 소속 유영하 대구시장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모습. 유영하TV 캡처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유영하 대구시장 예비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상황인데다가, 실제로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 간 화합의 메시지가 나오게 되면 당장 대구시장 후보 경선 판도가 출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회동에 유 후보가 배석할 경우, 유 후보는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 간 관계 회복의 메신저로 떠오르면서 홍준표 후보와 양강 구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구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 후보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단일화를 하게 될 경우, 유 후보가 대구시장 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 후보의 지지율이 더 올라가게 되면 김 최고위원도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당'으로 재정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심(朴心)은 또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수위 관계자는 "만약 유 후보가 대구시장이 될 경우, 박심(朴心)의 영향력이 커져 대구·경북에서의 내후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회동을 앞두고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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