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에 檢 충격과 당혹…"전혀 예상 못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부원장 13일 법무부 장관 임명 소식에 검찰 내부도 술렁
검찰 검수완박 법안 저지 총력전인 가운데 한 부원장 인사가 어떤 영향 미칠지에 관심 쏠려
27기 법무부 장관 등장으로 고위급 간부들 대규모 사퇴 여부도 관심사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연수원 부원장(연수원 27기)이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13일 전격 임명되자 검찰 내부도 충격에 빠졌다. 대부분 고위급 검찰 간부들도 "예상치 못한 인사"라며 윤석열 당선인의 강수에 혀를 내둘렀다. 검찰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와 검찰 인사에 한 부원장의 법무부 장관 임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검찰조차 예상치 못했던 인사…극도의 신중론


이날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오수 검찰총장은 한동훈 부원장의 법무부 장관 임명 소식에 대한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사권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을 피했다.
 
황진환 기자

대부분 검찰 고위급 간부들 모두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법무부 장관 임명 소식에 "나도 놀랐다"며 "장관 후보로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이 한 부원장의 장관 임명에 중요한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민주당이 '검수완박' 등으로 워낙 세게 나오니까 여러모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장관을 맡기자고 막판에 선택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검사장은 법무부 장관 인사가 현재 검수완박 상황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그 부분에 대해 판단을 못내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한 부원장의 장관 임명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검수완박의 부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지 정치영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거리를 뒀다.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은 전면전 선포? 해석 엇갈려


민주당이 전날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4월중 법안 처리를 공식화 한 상황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법무부 장관 임명이 곧 윤 당선인의 선전포고라는 해석도 나왔다. 전직 검찰 출신 법조계 인사는 "검수완박 사태가 결정적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이번 인사를 민주당에 대한 윤 당선인의 전면전 선포로 해석했다. 한 고위급 검찰 관계자는 "'맘대로 해보라'는 것 아니겠냐. 재미있는 수"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부원장 임명이 법무부 장관이 지니고 있는 상설특검 권한을 이용해 검찰 수사 배제의 무력화 시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그것(상설특검)은 법무부 장관이 쥐고 있는 칼이니까….그건 민주당도 짐작하고 있었어야 하는 일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3차 정책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반면 한 부원장을 일선 지검장이 아닌 수사권이 없는 행정부 소속으로 임명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신경쓸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대검 관계자는 "민주당이 한 부원장이 수사하는 것을 제일 싫어했는데 수사권한이 없는 장관으로 가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나타내는등 민주당과 확실한 각세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법연수원 27기 법무장관 등장에 술렁이는 검찰

 
황진환 기자

검찰의 중간 간부급 인사들은 한동훈 장관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기수를 주목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연수원 27기로 현재 검찰총장인 김오수 총장(연수원 20기)보다 7기나 낮아진 셈이다. 현 박범계 장관(23기)보다도 4기수나 차이가 난다.
 
검사 출신 장관과 총장의 연수원 기수보다 낮은 기수의 검찰 간부들은 사직하는 것이 지금까지 통상적인 검찰 관행이었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젊은 장관'의 등장은 검찰 고위급 간부의 대규모 사직을 암시하고 있다. 현재 고등검찰청 검사장급 인사의 사법연수원 기수가 19~26기, 지방검찰청 검사장급 인사의 기수는 24~29기에 포진해 있다. 과거 관례대로라면 고검장급 인사 전원은 물론 지검장급 인사 상당수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법무장관 기수가 갑자기 올라갔으니 그 위의 기수 높은 선배들이 어떻게 되실지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그게 또 총장님 거취와도 연결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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