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줄 수 없다" 김수현 통영지청장 '검수완박 반대' 두 번째 사의

이복현 부장검사 이어 '검수완박' 반발성 사의
"홀로 사직 무책임 인식…사태 이 지경인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개탄"

김수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김수현(사법연수원 30기)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이 14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대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연수원 32기)에 이은 두 번째 검찰 간부 사의 표명이다.

김 지청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글을 올리며 "소위 '검수완박' 법안에 결단코 반대하며 사직하고자 한다"며 "검찰이 더 이상 검찰이 아니게 되어가는 이 상황에서 철저한 무기력함을 느끼며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의 방법으로 사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홀로 사직하는 것이 무책임하고 무의미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이름만 남은 검사로 이 직을 유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후배들에게 껍데기만 남은 조직을 물려주는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음을 개탄한다"며 "검찰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책임 있는 분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김 지청장은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게도 "형평 인사를 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그는 "지난 정권에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래도 능력은 출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으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릴 수 있는 특정 세력에 편중된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며 "검수완박이라는 외부 족쇄에 더해 내부 분열이라는 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고 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인사를 간청한다"고 했다.

검찰 내부의 '검수완박' 반발성 사의 표명은 전날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지청장의 사직 글에는 약 2시간 만에 70명이 넘는 동료 검사들이 댓글이 달렸다. 검사들은 "사의를 거둬달라"거나 "재고를 해달라"고 썼다.

김수현 지청장은 제40회 사법시험 합격 후 2001년 서울지검 검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을 맡아 '삼성 노조 와해 공작 의혹'을 수사했다. 이후 법무부 정책기획단장과 부산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으로 발령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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