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들기]CJ ENM 간판 PD들, 왜 '대이동' 시작했나

CJ ENM 간판 예능 PD들 줄퇴사에 JTBC 이적 소식
방송사 PD가 본 결정적 이유는? '개별 레이블의 시대'
"K-콘텐츠 신드롬 영향…PD들 안정성보다 자율성 추구"
"업계 역대급 자본 유입…슈퍼 IP 터지면 지속적 수입"

CJ ENM 제공
CJ ENM 소속 간판 예능 PD들이 대거 퇴직 및 이적한다.

과거 지상파 예능 PD들이 신생 방송사였던 CJ ENM, 종편(종합편성채널) 등으로 이적했던 당시가 떠오르는 상황. 그렇다면 또 한 번의 'PD 대이동'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유 퀴즈 온 더 블럭' 김민석·박근형 PD와 '엄마는 아이돌' 민철기 PD는 현재 JTBC 이적을 논의 중이거나 확정했다. 여기에 '대탈출' '여고추리반' 정종연 PD, '놀라운 토요일' 이태경 PD 등도 CJ ENM을 퇴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당분간 tvN을 비롯한 CJ ENM 채널들의 예능 메인 PD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tvN 측은 "개인적 인사문제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PD의 퇴사 후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퇴사에는 CJ ENM 내부 사정보다는 외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예능프로그램을 다수 제작해 온 한 방송사 PD는 15일 CBS노컷뉴스에 "과거 PD가 한 방송사에 정년까지 다니면서 해당 방송사 프로그램만 만들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요즘 젊은 PD들은 방송사 소속이라도 레이블, 즉 개별적인 제작 시스템으로 독립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CJ ENM 제공
JTBC로 향한 PD들에 대해서는 "JTBC도 과거 예능 PD들이 퇴사해, 공백이 있는 것으로 안다. 방송사 산하 레이블에서 소속 PD들이 작업하는 식으로 변하고 있어 아마 이적하는 PD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CJ ENM 예능 대표작들을 하나씩 보유한 이들 PD는 이미 검증된 능력자들이다. 그럴수록 한 방송사에서 길게 일하는 게 능사가 아니고, 기회가 열려 있는 외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안정성 보다 자율성이 더 성공적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넷플릭스 등 OTT가 주도하는 K-콘텐츠 신드롬이 이 같은 일을 가능하게 했다.

이 PD는 "김태호 PD가 레이블을 차려 나왔을 때, 그 팀에 들어가려는 경쟁도 치열했지만 국내외 투자사들이 줄을 서서 '러브콜'을 보냈다고 들었다.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지금 자본이 엄청나게 유입돼 있다. 업계는 역대급 호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연히 이런 기회 속에서 PD들은 플랫폼 무관하게, 소재는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향성을 추구하게 됐다. 그 결과가 레이블 독립, 빠른 이적 사이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레이블 독립의 경우, 슈퍼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가 하나 터지면 지속적인 수입이 된다. PD도 그 과실을 가져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