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흐느꼈다. "훤칠한 키, 선한 얼굴, 당당한 몸짓, 아빠하고 팔짱끼고 데이트했던 딸"을 회상하기도 했다.
고(故)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이들과 그곳에서 영원히 함께 있으니 행복한 담임 선생님이라고 위로하고 싶지만 너와 너의 아이들은 이 세상에 없구나"라며 "어제도 슬펐고 오늘도 슬프다. 팔 년이 아니라 십 년이 가고 백 년이 가도 서러울 것이다. 일 년만이라도, 아니 한 달만이라도 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평범하게 누릴 수 있는 삶을 빼앗기고 가장 아름다운 나이 미처 피어보지도 못한 너와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고 흐느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순직한 교사들과 소방관들을 기리는 기억식이 16일 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열렸다. 화창하게 맑은 날씨에 참석자들 사이에선 "날이 좋아 더 슬프다"는 말들이 오갔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팔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는 뭔가 다를 것이라 기대했건만 다르지 않았다"며, "사 월을 여덟 번이나 겪고도 죄인으로 살고 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팔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고 있지 않다. 너무나도 죄송하고 또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하다"며 "다시 한번 세월호 피해자 특히 유가족 여러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사흘간의 세월호 수색 지원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을 기리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의 최영재 대전소방지부장은 "실낱같은 희망만 있어도 뜨거운 불길도 깊은 물속도 마다 않고 뛰어들었지만 정작 자신과 가족조차 마음껏 사랑하지 못한 당신들은 정말 모질고 바보 같은 국민의 히어로였다"며 고인들을 기렸다.
대전 시민사회계가 준비한 이날 기억식은 분향과 헌화, 합동참배에 이어 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들을 담은 순서들로 진행됐다. 기억식이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은 묘비를 둘러보고 참배를 이어갔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4.16특별위원회'는 기억식에 이어 오후에는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세월호 참사 8주기를 기억하고 다짐하는 문화제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으능정이 거리를 '노란리본 약속의 거리'로 꾸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