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 "의대 교수 자녀 전수조사하자" 화제[이슈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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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은 없다'는 책과 인터뷰 등을 통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가 이번에는 "의대 교수 자녀를 전수조사 해야 한다"며 의대 입시 비리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나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형기 교수는 19일 중앙일보에 '정호영, 불법 아니라도 문제다…의대 교수 자녀 전수조사 해야' 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교수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 논란과 관련해 "이번 의혹은 설사 명백한 불법 행위가 없었다고 해도 그냥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본인의 우월적 지위가 어떤 형태로든 자녀의 편입 허가에 불공정하게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어야 옳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에서 부원장과 원장을 하던 시절에 한시적으로 허용한 편입과 갑자기 도입된 대구·경북 지역 출신 우대 특별전형을 통해 경북의대에 입학한 것은 분명히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다는 것,
 
그러면서 이 교수는 '부모 찬스인지-정직한 실력인지-입력만 하면-시원하게 밝혀져요'라며 앞 글자를 따서 '부정입시 합시다'라고 제안했는데, 입시 비리가 의심되는 사례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검증하면 된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병역비리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윤창원 기자

그는 "(의대 교수 자녀들의)입학 서류를 일일이 한 장씩 넘기면서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답이 없다"며 이미 보헙이나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사기 가능성이 높은 사례나 거래를 찾아내거나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채용 비리를 찾아내는 데까지 확대됐다는 예를 들었다.
 
입시 비리가 의심되는 사례를 AI 알고리즘으로 선별한 뒤 심사자가 심층 조사하는 두 단계 접근법이면 조사가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명망 있는 현역 의대 교수가 '의대 교수 자녀 전수조사'를 제안하자 온라인에서는 반응이 뜨겁다.
 
20일 현재 그의 글에는 "한국사회가 몇 년째 몸살을 앓고있는 조국사태의 수혜자로 윤석열이 대통령 당선까지 된 오늘, 대학교수급의 자녀입시 비리에 대한 전수조사는 타당한 것으로 들린다"며 지지하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다른 독자는 "가장 큰 문제는 입시, 채용, 공직자 인선 과정에서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것"이라며 "필자가 주장한대로, 입시 전반에 대한 강력한 전수조사, 감독, 감시 등으로 어느 정도의 압박을 주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AI 역시 신선한 대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공정과 상식을 아이콘으로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명문대학 편입 학생과 수시 입학생 전부를 조사해서 학사 행정을 바로 잡아야만 공정과 상식이 먹혀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적으로 동감한다.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특혜를 없애야 한다. 기존 의사자녀 입학생들도 전수 조사하는데 100% 동감한다"며 "조국에 분노했듯이 이런 불합리한 관행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이어졌다.
 
이형기 교수의 '도발적인' 제안이 공감을 얻는 것은 본인 자녀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실패 경험을 진솔하게 공개한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가 서두에서 밝힌 글에 따르면, 그가 미국 유학을 떠난 지 1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올 때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한 큰 애도 같이 따라와 의전원 시험을 준비했으나 기대와 달리 서울대와 연세대, 가톨릭대 의전원 입시에서 모두 불합격했다.
 
대학 졸업 후 존스홉킨스 병원 연구원으로 일 할 때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도 있었고 나름 좋은 학부 출신이라 실망이 컸지만 받아들였는데 이상하리만치 주위 동료 의사들 애들은 척척 의대에 들어갔다는 것.
 
"마음만 먹으면 비단 서울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누가 면접위원인지 알아보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그는 "일개 평교수라도 동료 아이가 면접에 응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제아무리 돌부처 면접관이라도 신경을 쓰는 게 인지상정인데 하물며 어떤 면접관이 병원장 자녀를 정말 엄격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정호영 후보자 사례는 최소한 고위공직자 관련 자녀 입시 비리 전수조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신호로 읽힌다"며 "윤석열 당선자가 결심하면 된다"고 윤 당선인의 직접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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