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성김과 만찬회동…실용도 좋지만 의전은?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방한 중인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비록 사적인 성격의 만남이었다고는 하나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서 타국의 차관보급 인사와 단순 면담 수준 이상의 회동을 갖는 게 의전상 적절한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저녁 정진석 국회 부의장의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 김 대표와 만찬을 나눴다.
 
정 부의장이 주선한 이 자리에는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고 와인을 곁들인 식사가 2시간여 동안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의장과 김 대표는 초등학교 죽마고우로 친분이 두텁다. 정 부의장이 과거 언론사 특파원으로 워싱턴에 부임했을 때 김 대표의 집에서 잠시 신세를 졌던 일화 등이 잘 알려져있다.
 
윤석열 당선인과 정진석 부의장. 윤창원 기자

이번 '깜짝' 회동에는 이런 친분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소탈한 성격과 실용적인 태도도 격의 없는 만남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이들 세 사람은 1960년생 동갑내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곧 국가 원수이자 정부 수반이 될 위치에 있다. 사적인 성격이란 이유로 외국 차관보급 공무원과 만찬 회동까지 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6월 성김 대표를 접견하긴 했지만 이는 예방 차원의 짧은 만남이었다. 
 

이로써 김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차관급부터 차기 대통령까지 두루 만나는 '특권'을 누린 셈이다. 한미동맹이 더 튼튼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외교의 기본인 의전 측면에선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
 
한 전직 외교관은 "좋게 해석하면 윤 당선인이 정진석 의원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초청에 응한 것이라 믿고 싶다"고 반어법식의 쓴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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