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검증대 오르는 한덕수…처가 땅 '고가 매수', '高연봉' 핵심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에 대한 첫 인사청문회가 25일부터 이틀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한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그간 제기됐던 '처가 땅 50억 차익' 논란, '고액 보수' 논란, 배우자의 '남편 찬스' 논란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인 한 후보자는 지명 당시까지만 해도 수월한 청문회 통과가 예상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요직을 두루 역임하며 경륜과 전문지식을 쌓았다는 점, 이미 여러 차례 정부 인사 검증을 거쳤다는 점이 근거였다.

하지만 고액 자문료 논란, 부동산 고가 매매 논란, 배우자의 '남편 찬스' 논란 등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사정이 달라졌다.

처가 땅 '50억 차익' 논란…고액 연봉 '소명'해야 

현재 한 후보자 관련해서는 '재산 증식'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한 후보자의 처가는 2007년 2월 서울 중구 장교동 22-22번지 일대 225.4㎡의 토지를 부동산 시행사 '강호AMC'(舊 파크AMC)'에 넘기는 과정에서 약 50억 원 상당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관련 기사:  [단독] 한덕수 처가, 청계천 땅 팔아 50억 차익…매수자는 MB특보인근 토지들과 비교할 때 비싼 값에 한 후보자 처가의 땅을 매수했다는 점, 강호AMC의 회장을 지낸 동모씨가 201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정책특보를 맡은 인물이라는 점 등을 볼 때 일종의 '특혜'가 있을 수 있었다는 취지다.

강호AMC가 장교동 재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과 관련해서도 한 후보자와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매출 1억7천만원에, 당기 순손실만 254억원을 기록했던 강호AMC는 사실상 장교동 재개발 같은 큰 사업을 진행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관련 기사:  [단독]처가 땅 고가 매입후 싱가포르서 5천억 투자…FTA 실무자는 한덕수)

그러나 2007년 9월, 싱가포르 국영 부동산 투자회사인 '아센다스'가 조성한 사모펀드가 선매매 계약을 체결해주며 사업에 숨통이 트였다. 아센다스 측이 지불한 계약금 약 500억원(원금 약 5천억원)으로 유동성을 확보했고, 부실한 재무구조를 우려하는 업계의 '불신'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센다스의 투자는 당시 한국과 싱가포르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는데, 이때 우리 정부에서 최종 협정 작업을 매듭지은 실무자 중 한 명 또한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한 후보자였다.

이와 관련 한 후보자 측은 "처가의 토지 거래에 대해 일절 관여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다"며 "매매 절차가 모두 끝난 후 후보 배우자는 제반 세금을 모두 납부했고, 그 지분에 따라 매각 대금 중 일부를 받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한-싱가포르 FTA에 관해서도 "참여정부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서 한-싱가포르 FTA 체결을 위해 애쓴 수많은 민관 전문가 중 한 명일 뿐"이라며 "국가 대 국가 간에 이뤄진 협약이 개인간의 소규모 토지 거래와 연결 짓는 것 자체가 근거 없는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가 장인으로부터 매입한 서울 종로구 3층 단독주택은 이해충돌 문제로 번졌다. 한 후보자는 이 주택을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의 통신 대기업 AT&T와 미국계 글로벌 정유사인 모빌(현 엑슨모빌)의 자회사 모빌오일코리아에 임대했는데, 이 시기가 한 후보자가 통상 분야 고위직을 지낸 때였다. 한 후보자가 얻은 임대수익은 6억 2천여만원으로 파악된다. 다만 한 후보자는 계약의 전과정은 중개업소에 일임했고 모빌사 업무와 한 총리의 직무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액연봉 논란도 불거졌다. 한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를 마지막으로 2012년 공직을 떠났다. 한 후보자는 이후 무역협회장과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43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 한 후보자는 2012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며 퇴직금 포함 총 23억 5647여만원을 받았고, 2017년 12월부터 총리후보 지명 직전까지 4년 4개월간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총 19억 7748여만원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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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김앤장 보수 책정은 김앤장에서 후보자가 가진 국제통상·경제·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고액 연봉으로 인식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배우자 전시는 남편 찬스?…'피트니스' 무상 이용도 도마

배우자 최모씨와 관련해서는 '남편 찬스' 의혹이 불거졌다. 최씨의 미국 전시 이력 5건 중 4건이 한 후보자가 주미대사로 재직하던 시절 워싱턴 대사관 내 총영사관이나 주미대사관 산하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개최한 최씨의 첫 개인전에서는 유명그룹에 작품을 판매한 점이 논란이 됐다. 당시 최씨는 효성그룹에 100호짜리 그림을 1600만 원에, 부영주택에 그림 세 점을 2300만 원에 팔았다. 한 후보자의 이력 등을 감안해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붙여 그림을 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한 후보자 측은 "최씨의 그림 판매는 후보자의 공직 수행과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며 "평생 작품 10여 점을 팔았을 뿐이고, 그림으로 얻은 소득은 현재까지 약 1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시와 관련해서는 "주최 측의 요청을 여러 번 사양하다 받아들였고 주미대사 부인으로서 양국 우호 증진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피트니스 무상 이용' 논란도 있다. 한 후보자는 무역협회 회장 취임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피트니스클럽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을 받았다. 이 피트니스클럽의 부부 회원권 시세는 약 1억원으로, 이와 별도로 연회비를 약 700만원 내야 해 한 후보자가 회원권뿐 아니라 10년간 연회비로만 약 7천만원의 혜택을 받았다는 게 논란의 골자. 한 후보자 측은 "해당 호텔에서 역대 한국무역협회 회장 모두에게 제공해온 건강관리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며 "개인적 사고팔 수 있는 회원권이 아니며, 재산 신고 대상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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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 후보자 이후에도 한동안 인사청문회가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2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오는 29일에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있다. 다음달 2일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까지 3명의 청문회가 한꺼번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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