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재건축·재개발 규제 변화, 시장 불안 없게 단계적 추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규제의 단계적 개선 계획을 밝혔다.

도심 공급을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불필요한 단기 시장 불안이 촉발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은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은 시급히 추진해야겠지만 시행 시기 등은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임대차3법도 여러 부작용을 초래했지만 급격한 변화시 시장의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보완 방안을 살피겠다고 했다. 법 개정 등 당장 제도를 손보기 보다는 보완 작업을 우선한다는 의미다.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도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라는 목표 안에서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후보자는 다음 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재건축·재개발 규제에 대해 추 후보자는 "도심에서는 대규모 택지 개발 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에 대한 보다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주택 공급 과정에서 불필요한 단기 시장 불안이 촉발되지 않도록 향후 시장 상황 및 주택 수급 여건 등을 종합 감안하면서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다양한 주택 수요에 적극 부응하는 단계적 추진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규제 완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시장 상황을 보고 이를 현실화하겠다는 의미다.

취득세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도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추 후보자는 "부동산 세제는 세 부담의 적정화, 부동산 시장 관리를 위한 부동산 세제의 과도한 활용 정상화, 부동산 시장 안정화 등 차원에서 조세의 기본 원칙(형평성, 공정성, 효율성 등)에 맞게 개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안 및 시행시기 등은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보아가며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종부세·재산세의 통합에 대해서도 "국제 사례와 재산과세 원칙(수익자부담원칙), 세부담 적정성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과세 형평성 제고 및 지역균형발전 지원 필요성도 함께 감안할 필요가 있는 만큼 연구 용역,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구체적 방안과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임대차3법에 대해서도 당장 법 개정 등 제도 손질에 나서기보다는 보완 정책을 우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대차3법은 △세입자가 원할 경우 2년 짜리 전·월세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해 최대 4년 거주를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 △갱신시 임대료는 5%까지만 올릴 수 있는 '전월세상한제'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계약 30일 이내 관련 정보를 신고하는 '전월세신고제'를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7월 임대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도입을 강행했지만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등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추 후보자는 "임대차 3법은 수급 상황에 기반하지 않은 직접적인 가격 규제 정책으로서 필연적으로 시장 왜곡을 유발할 수 있어 바람직한 접근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실제로 제도 도입 이후 신규 전세계약 가격의 급등 및 임대-임차인 간 분쟁 심화 등 여러 부작용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미 시장에서 상당 기간 적응 기간을 거친 임대차3법에 대해 단기에 급격한 제도 변화를 모색할 경우 또 다른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친화적 임대차 시장 수급 안정을 최우선 정책 기조로 추진하면서, 임대차3법에 대해서도 시장의 원활한 작동과 임차인 보호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다각적인 보완 방안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부동산 대출 규제도 시장 상황을 감안해 조정하겠다고 했다.

추 후보자는 "부동산 대출 규제 문제는 우리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인 '가계부 채의 안정적 관리'라는 상위 정책 목표의 큰 틀 내에서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관계 부처와 합리적 정비 방안을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간임대 등록사업자에 대한 혜택 확대는 우선 추진하겠다고 했다.

추 후보자는 "민간임대 등록사업자는 신규·갱신계약 무관 임대료 증액 제한과 임대의무기간 준수, 임차보증금 보증보험 의무가입 등 사적임대인 대비 포괄적 의무를 통해 임차인 주거 안정에 기여한다"며 "민간임대 등록사업자의 공공성 준수 수준을 감안할 때 임차인이 안심하고 지속 거주할 수 있도록 민간임대 등록사업자에 대한 세제·금융지원이 지속·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임대차 시장 상황, 임대주택사업자 부담, 민간임대주택 수요 등을 종합 감안하여 우선 추진 과제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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