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당한 리병철 10개월 만에 복권…김정은 신임 회복

좌천됐던 북한 리병철, 빨치산 열병식 계기로 10개월만에 복권. 연합뉴스
25일 밤에 실시된 북한의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에서 해임됐던 리병철이 10개월 만에 다시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리병철의 직책은 예전처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당중앙위원회 비서"로 호명됐다. 
 
리병철은 지난 해 7월 당 전원회의에서 '비상 방역에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했다는 이유로 문책을 받았다. 
 
전시 비축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공급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7월 28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중우의탑을 방문할 적에 리병첨도 함께 등장해 건재함을 확인하기도 했지만, 결국 일선에서는 물러났다. 
 
리병철은 핵미사일 개발을 성공적으로 주도해 김 위원장의 깊은 신임을 얻어 2020년에는 군 원수 계급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르며 승진가도를 달린 인물이다. 
 
그러나 2021년 7월 말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일각에서는 숙청설이 돌았으나 10개월 뒤 열병식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한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돌기도 했던 박정천도 기존의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의 직책에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까지 더해 이번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정천과 리병철 두 사람은 주석단 자리 배치에서 김 위원장 양 옆에 밀착해 열병식을 지켜봤다. 김 위원장이 군을 대표하는 두 사람에게 각별한 신임을 표시한 셈이다.
 
연합뉴스
특히 리병철의 등장으로 북한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 수는 5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군 출신 엘리트 두 명을 임명함에 따라 생긴 일인데, 매우 이례적인 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김정은 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총리, 박정천 당중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리병철 당 비서 등의 6인 체제로 재편됐다.
 
김 위원장이 군사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비서를 박정천과 리병철 2명으로 늘린 것은 남측에서 윤석열 정부의 등장으로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리병철의 상무위원 복귀와 정치국 상무위원에 군 인사 2명을 포함한 것은 핵무력을 급속히 질량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박정천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전략 핵무기와 전술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의 지휘통제를 주로 담당하고, 리병철은 핵미사일 개발 등 군수산업을 주로 관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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