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이건희 기증 1주년 기념전에 초대합니다"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언론공개회 참석자들이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을 관람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을 연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기증 1주년을 맞아 열리는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 308점, 국립현대미술관 35점, 5개 지역 공립미술관 12점 등 기증품 295건, 355점을 전시한다. 이중 국보는 13점, 보물은 20점이다.

앞서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지난해 4월, 그의 수집품 2만 3천 여점(국립중앙박물관 2만 1,693점·국립현대미술관 1,488점·5개 지역 미술관 102점)을 기증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사에서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말했다.

수련이 있는 연못 / 클로드 모네(1840-1926) / 1917-1920년 / 캔버스에 유채, 100.0×200.5cm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품은 기증자의 수집철학을 바탕으로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 금속, 도토기, 전적, 목가구, 조각, 서화, 유화 등을 총망라했다.

전시는 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와 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로 구성했다. 1부는 고 이건희 회장의 안목과 취향을 보여주는 수집품을 선보이며, 2부는 수집품에 담긴 인류의 이야기를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살펴본다.

특히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수련이 있는 연못'과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서예 작품 '정효자전'(鄭孝子傳), '정부인전'(鄭婦人傳) 2점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인상주의 거장 모네는 1883년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 정착해 연못이 있는 정원을 가꿨다.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명작"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원 풍경을 사랑한 그는 자신의 정원에서 수련 연작 250여 점을 제작했다. '수련이 있는 연못'과 크기와 제작 시기가 유사한 '수련'은 2021년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798억원에 낙찰됐다.

정효자전・정부인전 / 정약용(1762-1836) / 조선 1814년 / 비단에 먹, 정효자전 17.9×132.4cm, 정부인전 16.6×160.2cm / 국립중앙박물관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은 강진에 유배 중이던 정약용이 강진 사람 정여주의 요청으로 서른 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아들의 효행과 홀로 남은 며느리의 엄격한 자녀 교육에 관해 쓴 글이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정약용의 필치를 감상할 수 있다.

빛에 쉽게 손상되는 서화·불화 작품은 1~2개월마다 교체한다.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는 28일부터 5월 31일까지, 김홍도의 '추성부도'(秋聲賦圖)는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십장생도 병풍과 수월관음도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시한다.

인왕제색도 (국보) / 정선(1676-1759) / 조선 1751년 / 종이에 먹, 79.2×138.0cm / 국립중앙박물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언론공개회 참석자들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관람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는 오는 10월 4일 개최 예정인 국립광주박물관 고 이건희 회장 기증전에서 각 20일씩 다시 전시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환기의 '작품',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박수근의 '한일'(閑日), 이중섭의 '현해탄', 천경자의 '만선'(滿船), 삼국시대 불상 '일광삼존상'(국보), 금속활자로 인쇄한 초간본 '석보상절(釋譜詳節) 권20', 고려시대 목판 '초조본 현양성교론 권11'(국보), 고려시대 '봉업사가 새겨진 향로'(보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권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일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회차당 관람인원은 100명이며 인터넷 예매 70명, 현장 발권 30명이다.
작품 / 김환기(1913-1974) / 1950년대 / 하드보드에 유채, 54.0×26.0cm / 광주시립미술관
'봉업사'가 새겨진 향로 (보물) / 고려 11-12세기 / 청동, 높이 83.0cm / 국립중앙박물관
현해탄 / 이중섭(1916-1956) / 1954년 / 종이에 유채, 연필, 크레용, 21.6×14.0cm / 이중섭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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