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에 늦깎이 신인왕 도전 "욕심 없다면 거짓말"

NC 김시훈 '데뷔 첫 승리 기념구 들고 활짝'. 잠실=김조휘 기자
데뷔 5년 만에 치른 선발 데뷔전에서 첫 승리다. NC 우완 김시훈(23)이 올 시즌 신인왕에 당딩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시훈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팀의 9 대 5 승리에 일조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첫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NC 이동욱 감독은 경기 후 "김시훈이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5이닝을 공격적으로 잘 던져줬다"면서 "포수 양의지의 리드대로 잘 던져주면서 좋은 호흡으로 첫 승을 거뒀다"고 칭찬했다. 이어 "김시훈의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NC에 입단한 김시훈은 선발로 활약할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시훈에게 프로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1군 데뷔가 늦어지자 2019시즌을 마치고 현역으로 입대했고, 돌아와서 마침내 올 시즌 1군 무대를 밟았다.
 
불펜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 김시훈은 9경기 동안 1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6피안타 1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여 데뷔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다.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맡은 선발 등판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김시훈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봤는데 신기했다"면서 "첫 선발 등판이어도 평소와 같이 준비를 했다. 초심자의 마음을 가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짧은 투구로 긴 이닝 던지자는 생각으로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호흡을 맞춘 베테랑 포수 양의지는 등판 전에 "편하게 하라"면서 부담을 덜어줬다. 외국인 원투 펀치인 드류 루친스키와 웨스 파슨스도 "5이닝만 깔끔하게 던지라"고 조언했다.
 
4회까지 잘 던지던 김시훈은 5회말 2실점을 하며 흔들렸다. 이어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재환의 강한 타구를 1루수 오영수가 몸을 날려 막아내면서 이닝을 마쳤다.
 
선발 경험이 부족한 김시훈은 긴 이닝을 소화할 체력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그는 "투구 수 80개를 넘겨본 적이 없어서 던지다 보니 힘이 좀 떨어진 것 같았다"면서도 "그래도 끝까지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큰일 났다 싶었는데 (오)영수가 잘 잡아줬다. '네가 날 두 번 살렸다'고 했다"면서 다시 한번 오영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불펜에서 9경기 동안 이어졌던 김시훈의 무실점 행진은 첫 선발 등판에서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자책점 0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부터는 선발로 들어가게 된다면 긴 이닝을 던져서 퀄리티 스타트를 많이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5223명의 관중이 찾았다. 많은 관중 앞에서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올라선 김시훈은 "아무도 없는 야구장보다 팬들 가득 찬 곳에서 공을 던지는 게 더 짜릿하다"면서 "팬들이 있어서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당차게 답했다.
 
데뷔 5년 차지만 신인왕 자격을 갖춘 김시훈은 조심스레 수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면서 "시즌을 끝까지 갔을 때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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