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오세근, 11년 만에 드디어…숫자로 미리 보는 KBL 결승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과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KBL 제공

정규리그 챔피언 서울 SK와 디펜딩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 어느 팀이 더 강할까.

SK와 KGC인삼공사는 내달 2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격돌한다.

우승을 놓고 벌이는 마지막 경쟁에 앞서 전희철, 김승기 등 양팀의 사령탑과 김선형, 오세근, 전성현, 최준용 등 양팀의 간판급 선수들이 29일 오전 서울 KBL센터에 모여 출사표를 던졌다.

미디어데이를 수놓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숫자로 정리했다.

#73.2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의 통산 플레이오프 승률(73.2%, 30승11패).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53.7%, 58승50패)과 전창진 전주 KCC 감독(53.0%, 44승39패)보다 경기수는 적지만 승률에서는 앞선다.

전희철 SK 감독은 "김승기 감독이 73.2%라는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부분이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이라며 KGC인삼공사의 탁월한 작전 수행 능력을 변수로 꼽았다.

그러자 SK의 스타 최준용은 한술 더 떠 김승기 감독에게 "NBA 자주 보시나요? 전술이 너무 좋아서요"라는 질문을 던져 장내에 웃음을 퍼뜨렸다. 김승기 감독은 웃으며 "보고 연구해서 우리 팀 농구에 맞춰서 짜고 있다"고 답했다.

#100.0

-전희철 SK 감독의 통산 플레이오프 승률(100.0%, 3승0패). 이번 시즌 처음으로 사령탑에 부임한 전희철 감독은 첫 단기전 무대였던 4강에서 고양 오리온을 3승무패로 눌렀다.

전희철 감독은 "우리가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쳤지만 KGC는 디펜딩 챔피언이기 때문에 우리가 도전한다는 입장으로 붙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73.2%라는 기록은 생각도 안 해봤는데 전희철 감독의 승률은 100%라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1위가 어찌 3위에 도전하겠나. 우리가 도전자"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과 유독 사이가 좋은 정규리그 MVP 최준용의 재치있는 농담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 "전희철 감독님"이라고 답하며 "이제 전술이 빛을 발할 때가 됐다. 지면 감독님 탓"이라며 웃었다.

#4

-서울 SK는 구단 역사상 세 번째이자 '김선형 시대'에서의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SK는 2018년 결승에서 디온테 버튼을 앞세운 원주 DB를 꺾고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김선형은 "4년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왔다. 그때 향수가 떠오른다. 그때 어렸던 최준용과 안영준이 많이 성장했다. 발목 부상 때문에 불안감이 있었던 해였는데 올해는 몸 상태가 최고조다. 경험도 많이 쌓였다. 개인적으로 더 기대되는 결승"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4.3

-KBL을 대표하는 슈터인 KGC인삼공사의 전성현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것이 유력하다.

전성현은 "SK에서 가장 잘하는 수비수가 제게 붙으면 동료들에게 찬스가 날 것"이라면서도 "경기당 5개씩 넣고 싶지만 일단 4개씩 넣겠다"며 웃었다.

전성현에게 평균 3점슛 4개는 놀랍게도 4강 플레이오프에서 그의 평균치였다. 그는 수원 kt를 상대로 4경기에서 평균 4.3개의 3점슛을 터뜨리며 39.5%라는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SK에는 '전성현 시대' 이전에 KBL을 풍미했던 슈터가 있다. 바로 베테랑 허일영이다. 둘의 외곽 대결은 이번 시리즈에서 지켜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김선형은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결승에서 제대로 한번 터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5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전원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다섯 경기 만에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희철 SK 감독은 "4차전(5월8일)은 어버이날이고 또 원정경기다. 홈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도발했고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서울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끝내고 싶다. 경기장이 집 근처라 우승하고 집에 가겠다"고 맞받아쳤다.

SK의 간판 김선형은 "나는 의미부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 등번호가 5번이라 손가락 다섯 개를 폈다. 4승1패로 끝내겠다"고 말했다.

#5(2)

-챔피언결정전은 '5'의 전쟁이다. SK의 간판 김선형 뿐만 아니라 KGC인삼공사의 포인트가드이자 4강 플레이오프 위닝샷의 주인공 변준형의 등번호 역시 5번이다.

오세근은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기대하는 팀 동료로 변준형을 선택했다 "아직까지 갖고 있는 능력을 다 발휘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준형이가 선형이 혼내주러 간다고 했다"며 웃었다.

이어 오세근이 김선형을 바라보며 "혼날 준비 됐지?"라고 묻자 김선형은 미소와 함께 "아니"라고 답하면서 "혼내주러 왔다가 혼나고 갈 것"이라고 받아쳤다.

#2011

2011년 KBL 신인드래프트 상위권 지명에는 이견이 없었다. 센터 오세근이 1순위, 가드 김선형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두 선수는 중앙대의 전성시대를 함께 이끈 주역이다. 중앙대는 52연승 무패행진의 전설을 썼다. 무적 그 자체였다.

오세근은 KGC인삼공사에서, 김선형은 SK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원클럽맨'으로서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두 선수가 각자의 포지션에서 KBL 최고의 위치에 올랐고 각자 우승도 경험했지만 단기전 무대에서는 단 한번도 맞붙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프로농구를 주름잡았던 두 명의 슈퍼스타, 대학 시절 영광을 함께 나눴던 중앙대의 두 전설이 마침내 우승을 놓고 경합하게 됐다.

오세근은 "선형이와 워낙 친하고 오랫동안 같이 지냈다. 11년 만에 붙게 되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다. 선형이가 잘하겠지만 우승 반지는 우리가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많은 추억이 있는 세근이 형과 프로에서 못 붙다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붙게 됐다. 기대가 많이 된다"는 김선형은 오세근의 각오를 언급하며 "내가 잘하면 팀이 이긴다. 우승 반지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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