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이준동)·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김상화)·부산국제영화제(허문영)·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신철)·서울국제여성영화제(박광수)·울주세계산악영화제(배창호)·제천국제음악영화제·평창국제평화영화제(방은진)·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정상진)까지 총 9인의 집행위원장은 29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자리에 모여 우크라이나 지지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극적 인명 손실과 이재민의 상처는 깊어만 가고, 인류사회가 쌓아온 공존과 공생의 가치는 무참히 파괴될 것이다. 전 세계의 안보와 경제 질서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현시점에서 인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는 러시아의 무력 침공은 즉각 중단되어야만 한다"라며 "대한민국의 영화인은 전 세계의 영화인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맞이하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침공을 즉각 중단하고 군사 병력을 철수할 것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은 인류 공멸을 초래할 군사적 긴장을 멈추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협상에 조속히 임할 것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난민 수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 △한국 정부는 국제평화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에 반대하는 헌법 정신 수호를 위해 가능한 외교적 조치와 인도적 지원을 즉각 시행할 것 △전쟁의 참상을 영화로 기록하는 우크라이나 현지 영화인들의 안전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 등 5가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 대한민국 영화인은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시민과 연대하고, 러시아 전쟁에 저항하는 모든 이들을 지지할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나의 독재 권력이 인류 전체에게 미칠 무자비한 만행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러시아의 민주화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이 담긴 영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며, 우크라이나 출신 배우인 올레나 시들축, 모델 겸 그림 작가인 마리아 첼노주코바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레나 시들축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섹션 중 단편 '선산'(One's Family Gravesite, 2022)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기자회견의 마지막은 '드러나지 않은'(No Obvious Signs, 2018)을 함께 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 작품은 2014년 전쟁을 겪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 여군 장교의 이야기를 다뤘다. '디스 레인 윌 네버 스톱'(This Rain Will Never Stop) 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전쟁과 폭력을 고발해 온 앨리나 고로바가 감독을 맡았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28일부터 오는 5월 7일까지 전북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된다. 국내 영화제 전용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ONFIFN)에서 온라인 상영도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