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처음 여는 개인전이다. 히토 슈타이얼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언론 공개회를 열고 "전시를 하기에 한국만큼 적절한 나라는 없다. 한국이 저를 택해줘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뉴미디어 기획전 '역사를 몸으로 쓰다'에 참여하면서 국립현대미술관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 전시는 당초 2020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미뤄졌다.
일본계 독일인인 히토 슈타이얼은 2017년 영국 미술전문지 '아트리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선정된 거장이다. 기술·자본·예술·사회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비평적 통찰을 보여주는 미디어 작품과 저술 활동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일본 영상대학과 뮌헨 영화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연출을 전공했고, 오스트리아 빈 미술아카데미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번 전시는 '각종 재난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술은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 '디지털 시각 체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지구 내전, 불평등 증가, 독점 디지털 기술로 명명되는 시대에 미술관의 역할은 무엇인가' 질문한다.
히토 슈타이얼은 팬데믹과 전쟁 가운데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짚었다. "지난 30년간 유럽 안팎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났지만 미술계는 호황을 누렸죠. 투기, 착취, 조세회피 등 여러 문제를 품고 있음에도 미술관의 공적 역할은 중요해요. 이런 때일수록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묵직한 주제를 영상으로 풀어낸 작품이 관람객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히토 슈타이얼은 "한 번에 모든 내용을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한 번에 다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