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칸 개막식 깜짝 등장…"결국 독재자는 패배할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칸영화제 개막식에 깜짝 등장해 독재자는 패배하고 우크라이나는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17일(현지 시간)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독재자가 패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세기의 가장 잔인한 독재자들은 영화를 사랑했다"며 독재자에 관한 대부분의 영화는 "끔찍한 다큐멘터리와 뉴스 영화"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2월 24일, 러시아는 유럽으로 영향력을 확장할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대규모 전쟁을 시작했고, 매일 수백 명이 사망한다"며 "영화는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이에 관해 이야기할 것인가? 독재자가 있고 자유를 위한 전쟁이 있다면 여기에 필요한 건 우리 모두의 단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시대에 영화가 침묵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새로운 찰리 채플린이 필요하다"며 "영화는 침묵하지 않아야 한다. 제 말을 듣고 계시는 모든 분께 절망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증오는 결국 사라지고 독재자는 죽을 것이다. 우리는 이 승리를 얻어야 하고, 이를 통해 자유의 편에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이후 인디와이어는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한 이유를 물었고, 이에 대해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칸이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제75회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국의 배우 겸 감독 포레스트 휘태커는 이날 "지난 2년 동안 우리 중 일부는 전염병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으로 인해 안전한 다른 집으로 피난해야 했다"며 러시아의 침공을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인 프랑스 출신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영화 '파이널 컷'은 당초 제목이 'Z'였으나 'Z'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을 상징한다며 영화제 초청 이후 제목을 변경하기도 했다. 감독은 "내 영화는 기쁨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어떤 경우에도 이 전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어 대문자 'Z'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국경에 집결한 러시아군 전차와 트럭 등에 그려진 것이 언론에 포착되며 러시아 전쟁 지지의 상징이 됐다. 러시아어로 '승리를 위해'(Za pobedy)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며,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트로피의 주인공은 폐막일인 28일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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