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확산에 전세계 긴장…"동성애 낙인찍기 말아야"

아프리카 제외한 12개 국가에 퍼진 원숭이두창, WHO 예의주시
동성애 연결 짓는 일부 보도에 감염 대응 약화시킬라 우려

1997년 콩코민주공화국에서 촬영한 원숭이두창 환자의 손. 연합뉴스

유럽과 북미를 넘어 여러 나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원숭이두창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 동성애 관련이 집중 보도되면서 사회적 낙인 효과가 발생하고 감염병 대응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최소 12개 국가에서 92건의 원숭이두창 감염자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풍토병으로 자리 잡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제외한 수치다.

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원숭이두창 환자들이 엔더믹으로 자리잡은 아프리카 국가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나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질병 감시를 확대하기 위해 피해국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질병과 관련한 낙인찍기도 경고했다. 즉, 감염자들 중에 동성애자들이 있다는 이유로 낙인이 씌워지고 있는데 "이는 환자가 치료받는 것을 막고, 발견되지 않은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종식에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의 에이즈 대책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감염 사례를 다루는 일부 보도가 인종차별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이라고 비판했다고 AFP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입자. 연합뉴스

유엔에이즈계획은 바이러스 감염의 상당수가 게이나 양성애자들에게 발견된 것은 맞지만, 특정 대상에게만 옮겨지는 병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즉, 밀접한 신체접촉을 통해서라면 누구라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 몇몇 감염 경로만이 부각되면서 혐오와 공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튜 카바나 유엔에이즈계획 사무부총장은 "감염자에 대한 낙인이 두려움으로 인해 사람들이 감염 사례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덜 할 수 있다"며 "의료적 대응을 급속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은 감염 시 수두와 같은 발진이 손과 얼굴에 나타나며 발열, 근육통, 임파선염, 오한, 피로감 등 증상을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신체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