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 만에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면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문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9시 50분쯤 김해 봉하마을에 일찍 도착했다. 이번 추도식은 경남 양산으로 내려온 문 전 대통령의 첫 공식 행사로, 오후 2시부터 시작한다.
그가 취임 직후 참석한 8주기 추도식에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는 생각을 마음에만 담아둔 김해 봉하마을을 5년 만에 밟았다.
문 전 대통령은 오는 8월 말 개관 예정이지만 이날 특별 개방한 '깨어있는 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을 둘러보고 권양숙 여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나는 깨어있는 강물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공식적인 추도식 식순에는 문 전 대통령의 '순서'는 없다.
특히, 이번 추도식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당정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봉하로 총집결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추도식을 계기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6·1 지방선거 분위기를 반등의 기회로 삼고 있다. 야권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키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문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이 '잊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한 만큼 특별한 메시지 언급 없이 추도식에 참석한 후 다시 양산 평산마을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퇴임 직전까지 지지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그의 말에 여야 모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준석 대표는 지난 15일 창원에서 "퇴임해 사저 정치를 하려고 한다"며 '문풍' 바람을 견제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방한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뚜렷한 외부 일정 없이 서재를 정리하며 밭을 일구고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잊혀진 사람'으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