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송경호 "권력형 비리, 배후까지 철저 규명" 취임 첫마디

중앙지검장 취임 일성…대대적 수사 예고
'조국 수사' 후 좌천당했던 송 지검장
"불합리한 외부 공격에 흔들리지 않을 것"
"자유롭고 치열한 토론 거쳐 집단지성 발휘"
"내부 불협화음·무기력…극복해야" 검수완박 소회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51·29기)이 "권력형 비리와 기업·금융범죄는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해 처벌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혔다. 대표적인 '친윤(親尹) 인사'로 분류되는 송 지검장의 발언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나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등 주요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 예고로 해석될 수 있다.

송 지검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검찰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라며 "구조적 부정부패 범죄에 대한 대응에는 어떠한 공백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에 기초한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검찰은 기본으로 돌아가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라면서 "경제 범죄, 권력형 성범죄, 아동학대 범죄, 강력 범죄 등 다수 서민을 울리는 민생 범죄를 엄단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범죄 대응은 검찰의 존재 이유 중 하나"라면서 "6월1일 지방선거가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했다.

송 지검장은 "국가와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권력형 비리와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범죄, 금융비리 등은 그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하여 처벌해야 한다"라면서 "모든 역할을 수행하면서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 국민의 인권보호와 적법절차다. 검찰이 인권 옹호기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그는 또 "검찰의 형사법 집행은 결과와 과정, 절차까지 모두 공정의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도 엄격히 지켜야 한다"라며 "여러 이해관계에 따른 외부의 불합리한 공격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 양심과 윤리에 따라 직무에 임하고 전문가로서 실력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송 지검장의 발언은 과거 경험에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중앙지검 3차장으로 이른바 '조국 수사'를 지휘했다가 좌천 인사를 당했었다.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지검장은 기탄없는 내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되 개인의 편향된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상식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라며 "결재와 보고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자유롭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 집단지성을 발휘해 국민 눈높이와 상식에 부합하는 공정한 법 집행을 이뤄낼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에 관해서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약 4개월 뒤 시행을 앞두고 있다"라며 "이로 인한 혜택은 권력·재력을 가진 범죄자에게, 피해는 힘없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입법 과정을 지켜본 소회에 관해서는 "검찰 내 신뢰와 소통에 문제가 생겼고 부적정한 업무 처리로 인한 불협화음도 있었다.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입법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자존감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함께 화합하고 단결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공정한 내부 인사시스템을 운용하고 건전한 교류 활동과 조직문화 형성 등 먼저 가슴을 열고 자유롭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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