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감독상을 탄 '헤어질 결심' 팀의 박찬욱 감독과 배우 박해일은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오후 6시 11분쯤 임시로 마련된 포토라인에서 사진을 찍고 간략히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주연 배우인 탕웨이는 지난 25일 먼저 귀국한 바 있다.
'하하'라고 웃은 박찬욱 감독은 "사실 제가 원했던 상은 남녀 연기상이었는데, 엉뚱한 상을 받게 돼서…"라고 운을 뗀 후 "하여튼 배우들이 상을 받으면 좋은 게 저 감독하고 일을 하면 좋은 상을 받게 해주는구나 그런 인식이 생기면 다음 작품 캐스팅할 때 도움이 된다. 그것을 바랐는데 좀 아쉽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처음 품에 안았다. 박찬욱 감독이 칸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박 감독은 칸영화제 본상만 세 번 수상해 한국 영화인으로서는 '최다' 수상 기록을 새로 썼다.
3번째 수상을 한 소감을 묻자, 박 감독은 "3번째라는 게 뭐 특별한 감흥이 있는 건 아니"라면서도 "좀 걱정이 되는 거는 너무 그 아트하우스용 영화, 소위 예술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그게(이미지가) 국한될까 봐 그게 좀 걱정된다"라고 답했다.
'헤어질 결심'에서 형사 해준 역을 연기한 박해일은 "칸영화제는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님 덕에 처음 갔다 와서 많은 걸 보고 즐기고 영화도 알리며 아주 의미 있는 시간 보냈던 것 같다. 박찬욱 감독님 감독상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충분히 받을만하신 상이었고 또 다음에도 좋은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라고 답했다.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은 HBO TV 시리즈다. 그는 "전체 쇼 러너 하면서 일부 에피소드 연출하는 작업을 한다. 각본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송강호와 작품을 함께할 계획에 관해서는 "송강호씨는 이미 뭐 외국인 감독님과 작업을 했고 이렇게 큰 상까지 받았으니까 이제 국제 스타가 되어버려서 저한테까지 차례가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저로서는 언제나 함께 일하고 싶은 첫 번째 배우"라고 전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헤어질 결심'을 두고 "눈 뗄 수 없이 매혹적인 작품. 박찬욱 감독이 훌륭한 로맨스와 함께 칸에 돌아왔다. 텐션, 감정적 대치, 최신 모바일 기술의 천재적 활용, 교묘한 줄거리의 비틂 등 너무나도 히치콕스러웠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탕웨이, 박해일, 이정현, 고경표 등이 출연하는 '헤어질 결심'은 오는 6월 2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