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에 '구독 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차량 대여는 물론 차량 관리, 전기차 충전 서비스, 자율주행과 같은 특정 기능을 구독하듯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고객의 편의성을 강조한 서비스를 구독 형태의 상품으로 출시하면서 수익 창출 효과까지 노리는 완성차 시장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기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최근 자동차 업계 최초로 구독형 차량관리 프로그램인 'BMW 서비스케어 플러스'를 공식 출시했다. 차량 소모품 관리 보증기간(BSI)이 만료된 출고 6년 이상된 고객을 지속해서 관리하고자 만들었다. BMW는 이미 미니 브랜드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서비스를 더욱 확장한 것이다. BMW는 이번 프로젝트를 향후 전 세계 시장에서도 고객 케어 및 AS 디지털화의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도 최근 전기차 구매 고객 대상으로 구독형 전기차 충전 요금제 '럭키패스 H'를 출시했다. 기아 또한 니로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개인택시 고객 대상 구독형 충전 요금제를 선보였다.
현대차와 기아 등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미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등 구독 서비스를 국내 운영 중이다. 그럼에도 맞춤형 구독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적극적이다. 차량 자체에 대한 구독 서비스와 별개로 차량 내 특정 기능을 구독하는 서비스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0월 구독 및 서비스 기반 비즈니스에서 신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발표하며 내년에 선보일 반자율주행 시스템 '울트라 크루즈'를 구독 서비스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블루링크' 서비스를 통해 원격 제어와 안전·보안, 차량 관리, 음악 스트리밍 등을 제공하고 볼보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라이드 파일럿' 서비스를 차세대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부터 구독 형식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인 'FSD(Full Self Driving)'와 비디오·음악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커넥티비티 패키지'를 구독 서비스로 이미 출시한 상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EQS의 후륜 조향기능(리어 액슬 스티어링)을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구독 서비스 시장을 기존 차량 판매 수익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서비스 관련 기술과 제도가 안정화될 경우 수익성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장 자율주행 성능이 강화될 경우 운전자가 주행 중 할 수 있는 영역이 동영상이나 게임과 같이 다양해지면서 구독 영역도 확장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장대석 선임연구원은 최근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완성차 업계 구독 서비스와 관련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게임 등 타산업의 구독 경제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향후 차량 구매 시 구독 서비스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구독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 기술 경쟁력이 완성차 브랜드 핵심 경쟁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