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 뉴욕이라는 이국 땅에서 예술가로서 고독과 외로움을 이겨내고 이를 예술로 승화할 수 있도록 서로 큰 힘이 되어 준 김환기, 한용진, 문미애 작가의 우의를 기념하기 위한 전시다. 세 작가의 작품을 각각 15점씩 총 45점을 소개한다.
한용진(1934-2019)과 문미애(1937-2004)는 서울대 미대 선후배로 만나 1962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한용진과 김환기(1913-1974)의 인연은 한용진이 경기고 3학년이었을 때 홍익대학교가 주최한 '국제학생미술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김환기가 한용진에게 상을 수여했다.
이후 두 사람은 63년 제7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 나란히 참여하면서 연을 이어갔다. 김환기는 '섬의 달밤'(1959) 등 3점의 회화를, 한용진은 주철조각 '무제'(1963)를 출품했다.
전시장 1층은 한용진·문미애 부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문미애의 작품은 70~90년대 제작한 것들이다. 화면을 나눈 면에 과감한 붓 터치로 색면을 채워 넣은 '무제'(1980년대), 수직·수평의 화면 분할을 중첩시킨 캔버스에 색채를 채워 나간 '무제'(1980년대) 등을 선보인다.
전시장 2층은 김환기의 뉴욕시대(63년~74년) 작품이 전시된다. 이 시기 김환기는 순수 추상 세계에 빠져들었다. 김환기 말년 화풍을 대표하는 전면점화가 이때 탄생했다. 신문지, 한지 등 다양한 재료를 실험적으로 사용했고 점과 선, 면을 통해 그만의 시각으로 조형 공간을 해석했다. 종이가 머금은 맑고 투명한 액체가 화면에서 서서히 새어 나오거나 뿜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