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라이트이어'는 미지의 행성에 고립된 인류를 탈출시키기 위한 버즈와 그의 정예 부대 요원들의 운명을 건 미션 수행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디즈니·픽사의 우주적 상상력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전 세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엔터테이닝 무비로 손꼽힌다.
특히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토이 스토리'의 첫 번째 스핀오프 작품으로 레전드 캐릭터 버즈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은 "1995년, 앤디라는 소년이 생일 선물로 '버즈 라이트이어'를 받게 된다. 소년이 가장 좋아했던 영화, 이 영화가 바로 그 영화"라고 설명했다.
7일 오전 화상으로 만난 배우 크리스 에반스, 타이카 와이티티,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 게린 서스맨 프로듀서는 전설적인 캐릭터 버즈의 새로운 전설이 될 '버즈 라이트이어'에 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크리스 에반스(이하 크리스) : '토이 스토리'는 내 어린 시절 정말 큰 부분을 차지했던 애니메이션이다. 픽사는 정말 나를 눈뜨게 해준 스튜디오다. '미녀와 야수'부터 CG를 사용한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를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픽사 자체가 작품 하나하나 정말 공들여 만들고, 스토리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거기에 어마어마한 예술적 감각과 많은 노력이 들어갔기에 '토이 스토리'가 우리가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 중 정말 보석 같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타이카 와이티티(이하 타이카) : 다 '토이 스토리'로 시작된 거 아닌가. 정말 획기적인 작품이었고, 그게 가능했던 건 모두 스토리텔링 덕분이다. '토이 스토리' 이전에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어린이만을 위한 만화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애니메이션이 시작됐다. 난 요즘도 우리 아이들과 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혼자 가서 보기도 한다. 내러티브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어마어마하고, 영화인이라면 한 번쯤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다. 내 이력서에 픽사 영화를 했다고 한 줄 넣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영광이다.
▷ 크리스 에반스는 '토이 스토리'의 레전드 캐릭터인 버즈 라이트이어의 목소리를 연기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 버즈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크리스 : 이런 작품, 이런 캐릭터의 성우로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정말 대단하다. 최고다. 정말 팬이고, 스토리텔링하면 픽사라고 생각한다. 대단한 아티스트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영화는 여러 도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성우로 참여했기에 목소리로만 연기했어야 해서 불안감이 있었다. 그러나 여러 스태프, 타이카 와이티티를 비롯한 여러 배우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서 편안하게 잘 끝낼 수 있었다.
▷ 타이카 와이티티는 여러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연출과 연기 다 잘하는데, 둘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나? 그리고 이런 다양한 능력의 비결은 무엇인가?
타이카 : 난 어릴 때부터 자라면서 여러 가지를 많이 했었다. 특히 연극하는 걸 좋아했는데, 마음 맞는 친구들과 모여서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는 했다. 다들 배우이기도 하면서 음악도 하고 연출도 하고 그러면서 훌륭한 건 아니지만 봐줄 만한 정도로 배웠다. 그리고 요즘 들어 연기하는 데 더 재미를 느끼는 거 같다. 연기에 대한 내 태도가 달라졌다고나 할까? 연기하다 보니 그 인물에 푹 빠져서 배우로서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만끽했다.
▷ '버즈 라이트이어'는 시작부터 스페이스 어드벤처임을 뚜렷하게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레트로 감성까지 녹여냈다. '스타워즈' 시리즈나 '스타트랙' 시리즈, '에이리언' 시리즈 등의 분위기가 엿보였는데, 작품 구상에 영감을 준 레퍼런스가 있나?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이사 앤거스) : '스타트랙' '스타워즈' '에이리언' 등을 기념하고 찬사를 보내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 영화들을 오마주했다기 보단 그런 영화들의 정신을 이어받은 영화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면 '스타워즈'에서 보이는 발견,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 내러티브의 힘, 이런 것들이 우리는 굉장히 좋은 레퍼런스라 생각했기에 당연히 레퍼런스 필름으로 봤다. 일단 사람들에게 친숙한 부분에서 시작해서 나중엔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 '버즈 라이트이어'라는 새로운 영화를 선보이고 싶었다.
게린 서스맨 프로듀서(이하 게린) : 비주얼적으로도 그런 레퍼런스 필름을 많이 참고했다. 왜냐하면 이 작품들은 CG를 많이 사용했던 영화가 나왔던 시기 이전 영화들이기 때문에 CG보다는 실제 세트, 실제 소품을 많이 사용했다. 거기서 보이는 특유의 따스함과 촉감 등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공부해서 촬영할 때 참고했다.
▷ 버즈는 책임감이 강하고 실수에 대한 죄책감도 갖고 있다. 또 시간을 거스르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비슷한 점이 있다. 본인도 그런 걸 느꼈는지, 그리고 버즈가 본인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크리스 : 본인의 시간에서 벗어나 여행하고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내가 버즈에 공감한 부분이라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이 아닐까. 내가 친구들, 가족들을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어떻게 보면 강박에 짓눌리는 거 같다. 버즈는 주변 사람의 문제까지 본인이 다 떠안는 인물이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들어오게 하고 돕게 한다면 훨씬 나을 텐데 말이다.
타이카 : 모는 어떻게 보면 22살의 나를 기반으로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나와 비슷한 점 많다. 모는 인생의 방향성이 별로 없는데, 아이디어는 정말 많다. 다 자기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뭐 하나 제대로 끝내는 게 없다. 어릴 때 나도 그랬다. 관심사가 너무 많아서 수천 개를 건들지만 하나라도 잘 파지 못했다.
모라는 캐릭터가 여정을 통해서 나의 임무는 무엇이며 나의 책임은 무엇인지 찾아 나간다. 이 작품에서 내가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게, 사회에서 거부당한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서로 마음을 나누며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여정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어떻게 보면 오합지졸이다. 각각의 개성으로 이뤄진 조각들이 하나씩 하나씩 모여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 다 그런 면이 있지 않나 싶다.
▷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늘 새로운 기술적 성취를 보여주는데,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볼 점은 무엇인가?
게린 : 분위기를 자아내는 효과들을 많이 신경 썼다. 정말 공기가 손으로 만져질 만큼, 그렇게 느껴질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아이맥스 포맷으로 개봉하기에 카메라나 스토리텔링에도 변화를 줘야 했다. 처음 해보는 거였는데 굉장히 재밌게 작업했다. 의상 작업도 즐거웠다. 우주복에 하나하나 달린 디테일을 잡아내며 작업했다.
크리스 : 한국 관객 여러분, 이 영화 정말 많이 즐겨주시길 바란다. 우리가 정말 많은 땀을 흘려서 완성한 작품이다. 한국 관객 여러분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영화 팬이라 생각하기에 좋아해 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다.
타이카 : 영화를 봤는데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다. 정말 스토리 자체에 흠뻑 몰입해서 감명받았다. 보통 다른 작품을 할 때는 고생하다 보니 나중엔 아무것도 안 느껴질 정도인데, 이건 정말 아름다운 스토리로 나에게 큰 감명을 안겼다.
앤거스 : 우리 스태프와 배우들이 수년간 땀 흘린 결과물이 드디어 여러분을 찾아간다. 너무나 공들인 프로젝트라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는 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게린 : 우리가 만들면서 재밌었던 만큼 여러분도 즐겁게 즐겨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