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팀의 4 대 3 역전승과 9연승에 이바지했다.
키움은 이날 8회말까지 두산에 1 대 2로 끌려갔다. 9회초 공격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선두 이지영이 안타를 쳤지만 김수환과 박준태가 내리 삼진을 당하면서 역전의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김준완이 우중간 안타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뒤이어 타석에 오른 이용규는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점을 올리지 못한 것이 내심 아쉬웠다. 경기 후 이용규는 "너무 짧은 안타를 친 내 잘못"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다음 타자가 이정후다. 당연히 그 상황에서는 주자가 멈추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후속 이정후는 2루수 방면으로 땅볼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이때 두산 2루수 강승호의 치명적인 악송구가 나왔다. 2루 주자 김준완과 3루 주자 이지영이 홈으로 들어오며 승부를 뒤집었다.
1루 주자였던 이용규는 3루까지 내달렸고, 송성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역전승의 기쁨을 누린 이용규는 "최근 우리 팀 투수들이 승리할 기회를 자주 만든다"면서 "당연히 타자들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운도 우리 팀을 향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용규는 부상 전 42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110타수 20안타) 8타점 15득점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내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후배들이 정말 좋은 성적을 냈다"면서 "항상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지난달 22일 부상 복귀 후 10경기에 출전한 이용규는 타율 2할8푼1리(32타수 9안타) 1타점 5득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팀이 잘나가고 있는데 내가 돌아와서 팀 성적이 떨어지면 어쩌나"라고 걱정했지만 키움은 이용규가 복귀한 뒤 12경기에서 11승 1패를 거뒀다. 주장이 돌아오면서 한층 강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연승 행진을 이어간 키움은 51승 1무 28패 승률 6할4푼6리로 2위에 올라 있다. 1위 SSG를 1.5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팀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용규는 "올 시즌에는 내가 안타를 몇 개 치고, 타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를 생각할 틈이 없다"면서 "정말 좋은 팀 분위기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