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크먼 떠올리고 홈 스틸" 번뜩였던 롯데 신용수의 주루 센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신용수. 고척=김조휘 기자
프로야구 롯데의 외야수 신용수(26)가 2경기 연속 8회를 집어삼켰다.
 
롯데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원정 경기에서 3 대 0으로 이겼다. 키움과 주중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고, 2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양 팀은 7회까지 득점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롯데 선발 찰리 반즈와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의 숨 막히는 투수전 속에서 0의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이날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신용수는 기막힌 홈 스틸을 선보였다. 전날 경기에서 0 대 1로 뒤진 8회초 역전포를 터뜨린 그는 이틀 연속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8회초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오른 신용수는 땅볼 타구를 친 뒤 키움 투수 하영민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그런데 2루 주자 추재현이 오버런을 하다 홈에서 태그 아웃됐고, 혼잡한 상황 속에서 1사 2, 3루가 됐다. 
 
이때 롯데는 황성빈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냈다. 2루에 있던 신용수는 태그업해 3루에 도달했다.
 
투수 하영민은 한동희 타석에서 초구를 던지기 전 투구판에서 발을 빼고 2루로 던졌다. 앞서 황성빈의 뜬공 때 신용수의 태그업이 중견수 이정후의 포구가 빨랐다고 어필하기 위해서다. 
 
발로 추가점 뽑아낸 신용수. 연합뉴스
신용수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3루에서 번뜩이는 주루 플레이로 홈을 훔쳐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이런 플레이는 올 시즌 마이크 터크먼(한화)이 가장 먼저 선보인 바 있다. 신용수는 당시 터크먼의 재치를 기억하고 있었다. 
 
경기 후 신용수는 "터크먼이 한 번 했던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나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그 상황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쳐서 2루에서 3루로 안착하고 코치님께 여쭤봐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경기 연속 모두를 놀라게 한 신용수는 "우선 팀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웃었다. 이어 "솔직히 어제 역전포를 쳐서 부담이 좀 됐는데 최대한 자제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신용수는 이날 맹활약을 펼쳤지만 들뜨지 않았다. 그는 "어제는 잘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오늘은 (장)두성이가 잘했다"면서 "최대한 점수를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감이든 수비든 최대한 계속 끓어 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팬들에게 항상 고맙고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고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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