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는 29일 "팀의 승리를 위해 공⋅수에서 몸을 사리지 않으며 명품 조연으로 활약한 '근성의 야수' 4명이 KBO리그 40주년 기념 레전드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문가 점수에서 전준호 코치는 46.17점으로 전체 34위, 이순철(43.53점) 해설위원은 37위를 차지했다. 정근우(42.83점)는 38위, 박진만 감독대행(42.31점)은 39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 코치는 9시즌 동안 통산 도루 549개를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고교 시절까지 주로 팀의 에이스 투수로 활약했지만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대학 입학 후 외야수로 전향, 초등학교 시절 육상 선수로 활동했던 이력을 살려 적극적으로 베이스를 훔치기 시작했다. 1991시즌부터 2008시즌까지 기록한 18시즌 연속 10도루는 그가 은퇴한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부문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순철은 장타 생산도 가능한 타격 능력, 그리고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 범위와 도루 능력까지 공수주를 모두 갖췄던 대표적인 호타준족 선수였다. KBO 리그 입단 첫해인 1985시즌, 3루수로 활약하며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신인상까지 받았던 이순철은 팀 사정으로 인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게 된다. 하지만 새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하며 1988시즌을 시작으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4회나 수상했다.
도루 부문 타이틀을 세 차례나 차지하고 통산 도루 공동 7위(371개)에 올라있을 정도로 빠른 선수였지만 홈런 10걸에도 6차례나 들었을 만큼 상당한 펀치력도 갖춘 타자였다. 1992시즌 KBO 리그 역대 6번째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정근우는 작은 체구라는 불리함을 근성과 노력으로 극복한 대표적인 선수이다. 2006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기록한 11시즌 연속 20도루는 해당 부문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캐나다 전에서의 결승 홈런,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대주자로 나와 보여준 기막힌 홈 슬라이딩 등 대표팀에서 반전이 필요한 적재적소에는 정근우가 있었다.
박진만은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 유격수였다. 1998시즌, 2000시즌, 2003~2004시즌까지 현대에 4번의 우승을 안긴 박진만은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하자마자 2005시즌과 2006시즌, 2시즌 연속 삼성에 우승을 안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 지은 마지막 더블플레이도 유격수 박진만의 손에서 나왔다. 수비에서만큼 타석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준 선수는 아니었지만, 박진만의 수비 능력이 가져다주는 안정감은 타석에서의 아쉬움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았다.
전준호의 시상은 9월 11일 NC와 롯데의 경기가 열리는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순철의 시상은 9월 3일 광주 KT와 KIA 경기에서, 박진만의 시상은 8월 31일 대구 SSG와 삼성 경기에서 각각 열린다. 정근우의 시상 일정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