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허광한 "제가 그렇게 많이 사랑받을 만큼 잘했나 생각해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허광한의 내한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럭키제인타이틀 제공
2019년부터 대만에서 방송한 드라마 '상견니'는 허광한을 설명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극중 주인공 '황위쉬안'이 잊지 못하는,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 '왕취안성', 그리고 그와 똑 닮은 '리쯔웨이' 두 배역을 연기해 큰 사랑을 받았다. 전 세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상견니'는 누적 조회수만 10억 뷰에 달할 정도다.

'타임슬립 로맨스'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지만 사실 '상견니'는 단순한 로맨스라기보다는 다양한 장르가 녹아있는 결과물이다. 극중 이야기가 하나의 시간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어느 정도 진입장벽이 있는 복잡한 작품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핸디캡 속에서도 허광한은 매력적으로 배역을 소화해 대만을 대표하는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생애 첫 팬 미팅 장소로 한국을 택해 최근 입국한 배우 허광한을 지난 29일 오후 만났다. 이날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허광한은 본인이 생각하는 '상견니'라는 작품과 자신이 맡은 배역의 매력,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 함께 연기해 보고 싶은 한국 배우 등 다채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일문일답 이어서.

▶ 한국에서는 드라마 '상견니'를 사랑하는 열성적인 팬을 두고 '상친자'('상견니'에 미친 자)라고 부른다. '상친자'라는 말을 알고 있나.

(웃음) 이전 시간대 인터뷰 중 질문이 나와 그때 처음 ('상친자'라는 말을) 듣고 처음 알게 됐다.

▶ 어떤 면에서 이렇게 열광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는 것 같나.

(한국어로 조용히 속삭이듯) 모르겠어요. (웃음) 사실 정말 많이들 좋아해 주시는데 조심스럽게 제가 감히 (그 이유를) 추측한다면… 저에겐 밝은 모습이 있는데 약간 어둡거나 우울해 보이는 면도 있고 그 와중에 친절한 모습들이 보여서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닐까. 확답을 못 드리지만 답을 해 드린다. (다시 한번 속삭이듯 한국어로) 모르겠어요. (일동 웃음)

왼쪽부터 '상견니' '아호, 나의 아들' 포스터
▶ 본인이 직접 인기 비결을 말하는 게 쑥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상견니'라는 작품이나 거기서 맡은 배역이 인기를 끈 이유는 뭐라고 보는지.


'상견니'라는 작품을 말씀드리자면, 연령대별로 뚜렷하게 보이는 인물의 매력과 그 고유 캐릭터 매력을 유지하는 부분이 있어서 많은 팬분들이 '상견니'에서의 제 역할을 사랑해 주셨던 것 같다.

▶ '상견니'는 복잡한 타임라인을 가진 드라마다. 촬영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는지. 또 아직 안 본 분들을 위해 감상 포인트를 전해달라.

저도 촬영하면서 참 복잡하다고 느꼈다. 이런 디테일 추구해도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까, 이런 대화가 들어가도 (그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까 하는 것으로 서로 대화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 함께. '상견니'가 그냥 봤을 땐 단순히 보면 로맨스 같지만 서스펜스나 반전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스토리 자체를 관객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던 거 같다. 다른 관객분들에게도 이 부분을 들어서 설명해주고 싶다.
 
▶ '상견니'를 비롯해 그동안의 출연작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면서 한국 말고도 여러 국가에서 인기가 많았다. 앞으로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 있나.

사실 아직까지 제가 감히 국제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할 만큼은 아닌 거 같고… 기회가 되면 해 보고 싶다.

▶ 혹시 한국 작품에서 제안이 온다면 특별출연이라도 할 생각이 있는가.

만약에 한국 측에서 저에게 기회 주신다면 당연히 저는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해서 정말 잘 찍어보고 싶다. (웃음)

▶ 따로 원하는 배역이 있을까.

SO MANY! 만약 '우리들의 블루스'가 리메이크된다면 그중에 어떤 배역이라도 좋다.

허광한은 오는 9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단독 팬 미팅을 개최한다. 럭키제인타이틀 제공
▶ 그동안 필모그래피를 보면 로맨스가 많은데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굉장히 많다. 법정물, 의학 드라마 등 전문적인 영역을 다루거나, 실화 기반 작품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아마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블랙코미디에서 경찰 역할을 했다. 블랙코미디도 경찰 역도 둘 다 평소에 관심이 많았다. 촬영은 마쳤고 내년에 개봉할 것 같다.

▶ 배우, 가수, 모델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각 영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배우 영역에서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기보다, 저의 직업인 거 같다.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매번 다른 역할에 기회가 올 때마다 최선 다하고 싶다. 가수의 영역은 오래된 친구 같다.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가끔 만나게 되더라도 굉장히 반가운, 어떻게 보면 취미와도 비슷하다고 본다. 재미있는 작업이나 다른 분들과의 협업 기회가 있다면 해 보고 싶다. 모델은 아직 저의 정체성을 찾아내기 전, 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기회를 열어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 배우가 자신의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런 결정적인 계기가 된 순간이나 경험이 있었을까.

사실 어릴 때는 딱 배우라는 것을 정해놓고 시작한 것은 아닌데 많은 것을 도전하는 과정에서 배우와 연기라는 걸 처음 접하게 되었다. 연기하는 데에 처음부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수업 하나 끝나면 배우는 것이 있는 것처럼, 작품 하나하나 하는 게 제가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작품을 하면서 그 작품과 같이 제가 성장해왔던 거 같다. 작품 하다 보니 구체적으로 앞으로 뭘 하고 싶다는 플랜이 세워지면서 연기를 좀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평생 (이 일을) 해야겠다고 한 건(시기는) 2015, 2016, 2017 그 3년인 것 같다. 그때 배우라는 것을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게 된 거 같다.

▶ '남친짤 제조기'라는 별명도 있다. 이상형과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So shy. (일동 웃음) 이상형은 선한 사람, 그 사람만이 갖는 분위기, 말이 잘 통하는 공통의 화제가 있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제 연애 스타일이 굉장히 특별하거나 그러진 않고 평범하게 일상 즐기는 거 좋아한다. 같이 식사하고 산책하고 영화 보면서 강아지가 있으면 같이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 '교복이 잘 어울리는 청춘스타'로 꼽힌 적이 있는데, 새롭게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청춘 아저씨'라고만 불러줘도 좋을 거 같다. (일동 웃음)

배우 허광한. 럭키제인타이틀 제공
▶ 30대 자연인 허광한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웃음) 우선 자연인 허광한으로서는 30대가 가기 전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 보고 싶다. 걷다 보면 지쳐서 차를 탈 수도 있겠지만 (일동 웃음) 한 번 꼭 해 보고 싶다.

▶ 오늘 인터뷰 중 '감히'라는 표현도 많이 나왔고 본인 이야기를 할 때 조심스럽고 겸손한 것 같은데 아직 인기를 실감하지 못해서 그런 건지 원래 성격인지 궁금하다.

네. (웃음) 사실 정말 제가 그냥 평소 말하는 대로 말하는 건데 제가 그렇게 많이 사랑받을 만큼 잘했는가 생각하게 되는 거 같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서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주변에서 말씀들은 많이 해 주시는데 정말 제가 그렇게 인기 많은가 생각하게 되는 거 같다.  

▶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카드나 편지 많이 써서 보내주셨는데 분명히 중국어 하는 분들 아닌데 중국어 하나하나 그리듯이 써 주신 분들이 있었다. 그분들의 팬심 덕분에 제가 이번에 한국 오게 될 결심을 한 것 같다. 제가 달변이 아니어서 말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얼마나 제 마음이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작품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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