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마침내 체웬랍당 어르헝(18·목포여상)을 품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관문이 남아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5일 오후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여자부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어르헝을 지명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창단하면서 받은 특별 지명권을 행사했다.
드래프트 후 어르헝은 "너무 떨리면서 기분이 좋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블로킹과 공격을 모두 잘하고싶다. 주전 경쟁도 열심히 해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94.5cm의 미들 블로커 어르헝은 일찌감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역대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온 선수 중 최장신이다. 종전 최장신 선수는 2008-2009시즌 흥국생명에 입단한 키 192cm의 센터 김지애다.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은 "우리 팀에 가장 취약했던 부분은 미들 블로커의 높이와 블로킹"이라며 "장신 치고는 움직임도 좋다. 배구 경력이 5년밖에 안됐지만 장래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몽골 출신의 어르헝은 KGC인삼공사의 세터 염혜선의 부모에게 입양돼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는 "(염)혜선 언니와함께 대표팀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귀화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전 구단의 동의 하에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됐다. KOVO 규약에 따르면 귀화 신청 후 귀화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으나, 전 구단의 동의로 귀화 절차 중인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
어르헝은 현재 귀화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통과해야 V리그에서 뛸 수 있다. 김 감독은 "어르헝은 10월 초에 귀화시험을 치른다. 팀에 적응하는 것보다 시험에 통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빨리 결정됐으면 좋겠다. 출전이 내년으로 미뤄진다면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