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앙 음바페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프랑스는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음바페를 앞세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한 폴란드를 3-1로 눌렀다.
세계적인 공격수 간의 맞대결에서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프랑스의 올리비에 지루였다.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서 낙마한 카림 벤제마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는 지루는 전반 막판 폴란드의 수비 라인을 뚫는 음바페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왼발 킥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은 음바페의 시간이었다.
음바페는 후반 29분 페널티박스 내 왼쪽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고 후반 추가시간에도 폴란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폴란드는 이후 레반도프스키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프랑스는 화려한 기록 잔치와 함께 8강 무대에 올랐다.
지루는 A매치 통산 52번째 골을 터뜨려 티에리 앙리를 제치고 프랑스 국가대표로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16강전에서 2골을 추가한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총 5골을 기록해 득점 부문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아울러 자신의 통산 월드컵 골 기록을 9개로 늘렸다.
이로써 음바페는 만 24세가 되기 전에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 기록의 의미가 큰 이유는 종전 기록 보유자가 '축구 황제'로 불리는 브라질의 펠레(24세 이전 7골)이기 때문이다.
음바페는 프랑스를 정상으로 이끌었던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레전드 펠레의 이름을 소환한 바 있다.
당시 만 19세였던 음바페는 펠레 이후 처음으로 결승전(크로아티아에 4-2 승리)에서 골을 넣은 10대 선수가 됐다.
한편, 축구 통계 전문업체 옵타(Opta)의 던컨 알렉산더 이사는 음바페의 두 번째 골이 터진 뒤 자신의 SNS를 통해 한 가지 기록을 소개했다.
알렉산더는 "음바페가 월드컵에서 기록한 통산 9골은 노르웨이가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기록한 골(8개)보다 많다. 이는 분명 엘링 홀란에게 자극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노르웨이 국적의 만 22세 공격수 홀란은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압도하고 있는 스타다.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18경기에서 23골(EPL 13경기 18골)을 터뜨렸다.
앞으로 오랫동안 세계 최정상급 스트라이커의 자리를 양분할 1998년생 음바페와 2000년생 홀란의 라이벌전을, 국내 축구 팬들은 두 선수의 이름 앞 글자를 따 '음란 대전'이라 부른다.
하지만 홀란은 카타르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노르웨이가 유럽 예선을 뚫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는 1938년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했고 1994년 미국 대회와 1998년 프랑스 대회에 참가했지만 이후 월드컵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