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는 각 나라가 최대 5명까지 선수 교체를 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6월 선수보호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각 국가의 프로축구 리그가 재개되면서 일정이 촘촘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드컵에 참가한 각 팀은 경기 도중 선발 라인업 11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이는 카타르 대회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8일 흥미로운 데이터를 소개했다.
조별리그 48경기와 16강 8경기 등 지금까지 열린 56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합작한 기록은 총 26골, 17어시스트라는 것이다.
교체 선수가 가장 많은 골을 넣었던 월드컵은 2014년 브라질 대회다. 총 32골(15어시스트)이 나왔다.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바꾼 것도 후반 '조커'의 활약에서 비롯됐다. 독일의 마리오 괴체는 아르헨티나와 결승에서 후반 42분 교체 투입돼 연장전 후반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2022 카타르월드컵은 교체 선수가 역대 가장 많은 골을 넣은 대회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전체 골과 어시스트 가운데 교체 선수들이 합작한 기록의 비율은 29.5%로 역대 최고다. 종전 최고인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28.3%를 넘어서는 숫자다.
4년 전 러시아 대회는 18.4%에 머물렀다.
이 매체는 후반 교체가 많은 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경기로 포르투갈과 가나의 H조 1차전을 꼽았다. 전반까지 무득점에 그쳤다가 후반에 5골 이상이 터져나온 역대 네 번째 월드컵 경기라고 소개했다. 양팀의 첫 교체카드는 모두 골을 터뜨렸다.
독일과 스페인을 상대로 전반 1골 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뒀던 일본의 이변과 관련해서도 교체카드를 활용한 후반 전략이 잘 통한 예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 매체는 "카타르 대회에서는 전방압박이 매우 중요하다. 5명까지 교체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전방압박 전술을 90분 내내 시도할 수 있다. 3명만 교체할 수 있었을 때는 불가능한 전술"이라는 알베르토 자케로니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더 강력해진 전방압박의 성공 사례로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미드필더 이강인을 꼽았다.
이 매체는 가나와 H조 2차전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되자마자 조규성의 헤더 골을 어시스트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강인의 활약을 조명했다.
후반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전방 압박에 성공해 공 소유권을 따낸 뒤 곧바로 크로스를 올려 골을 만들어냈다.
디애슬레틱은 "이강인이 교체 출전했을 때 한국은 가나에 2골 차로 밀리고 있었다. 4분이 지나 두 팀은 동점이 됐다"며 교체 카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