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은 19세기 러시아 발레의 중심지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1892년 초연된 이후 1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명작이다.
독일 낭만파 작가 E.T.A 호프만이 지은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을 프랑스 대문호 알렉상드르 뒤마가 각색하고 러시아 고전 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발레 대본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아름답고 낭만적인 음악을 입혔다.
국립발레단 "볼쇼이 발레단 버전…전회차 전석 매진"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12월 17~25일·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볼쇼이 발레단 유리 그리고로비치(95) 버전을 선보인다. 이 버전은 극중 호두까기 인형을 목각 인형이 아닌 어린 무용수가 직접 연기하고, 등장인물 '드로셀마이어'를 주인공 소녀 '마리'의 대부가 아닌 극을 이끄는 화자로 설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용수 24명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꽃송이를 표현한 1막 피날레 눈송이춤, 세계 5개국(스페인·중국·러시아·프랑스·인도)의 민속춤을 가미한 인형들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상관 없이 펼치는 춤의 향연), 무용수 32명이 만들어내는 화려하면서도 질서 있는 꽃의 왈츠 등이 눈을 호강시킨다. 또 목관악기, 호른, 트라이앵글, 바이올린, 비올라가 연주하는 서곡과 첼레스타를 사용해 맑고 깨끗한 느낌을 표현한 2막 마리의 솔로 장면은 귀를 즐겁게 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 박예은, 김기완, 이재우, 허서명, 박종석을 비롯 총 7쌍의 마리와 호두 왕자를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티켓오픈(11월 18일)과 동시에 일부 회차가 매진됐고 8일 현재 전회차(총 12회) 전석 매진됐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 "마린스키 발레단 버전…아기자기한 무대가 매력"
1막은 스토리 중심이고, 2막은 발레 테크닉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1막 대미를 장식하는 눈송이 왈츠와 2막 로즈 왈츠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얀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20명의 눈송이 요정이 대열을 바꾸며 추는 눈송이 왈츠는 역동적이다. 리프트와 점프를 쉴새 없이 이어가며 빠르게 대형을 바꾸는 로즈 왈츠 또한 장관이다. 스페인(초콜릿), 아라비아(커피콩), 중국(차), 러시아(막대사탕) 등 과자를 의인화한 각국의 민속춤으로 이뤄진 디베르티스망은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라이브 연주한다.
유니버설발레단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거리두기 좌석제를 적용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석(3만 7천석) 오픈했다. 이중 3만 4천석이 판매됐고, 일부 회차의 3층석만 남았다. 역대급 티켓 판매 기록"이라고 전했다.
와이즈발레단 "스트리트 댄스 가미"…바르나 국립발레단은 전국투어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작을 와이즈발레단 김수연 부단장이 총연출, 홍성욱 예술감독이 재안무했다. 프티파 안무의 원형은 유지한 채 브레이크 댄스, 팝핑, 비보잉 등 스트리트 댄스를 가미한 점이 독특하다. 특히 생쥐로 변신한 비보이 댄서와 호두 왕자의 다이내믹한 춤 배틀, 2막 발레리나와 스트리트 댄서가 함께 선보이는 중국춤이 압권이다.
총 5회 공연한다. 김민영·박종희(1회차), 윤해지·백무라토브 살라맛(2회차), 김민영·윤별(3회차), 강윤정·멘드바야르 남스라이(4회차), 김유진·백인규(5회차) 등이 출연한다. 비보잉에는 비보이 크루 올마이티 후즈가 참여한다.
처음 내한한 불가리아 바르나 국립발레단은 전국 투어 공연을 펼친다. 거제(12월 13일), 순천(16~17일), 안동(18일), 구미(20일), 익산(22~23일), 목포(24~25일)에서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