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10주년…"현대미술가 48명을 인터뷰했습니다"

샘징크 '우먼 앤 차일드'.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소재) 10주년 기념전 '3650 Storage-인터뷰'가 4월 16일까지 열린다.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았던 '두려움일까 사랑일까'에 이은 두 번째 10주년 기념전이다.

이번 전시는 과거 서울미술관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 중 48명의 국내외 현대미술가가 다시 모였다. 회화, 사진, 조각, 설치, 영상, 일러스트 등 다양한 장르에서 200여 점이 출품됐다.

출품작은 대부분 2019~2022년 제작된 신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동시대 예술가들이 겪은 고뇌와 좌절, 그리고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을 소개한다.

서울미술관 제공
전시 감상포인트는 작품 설명을 대신하는 작가들의 인터뷰 답변. 전시를 기획한 이시연 큐레이터는 "참여 작가들에게 동일하게 6가지 질문을 던졌다. 관객은 작품 옆에 붙어 있는 답변을 읽으면서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예술활동을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미술관은 지난 10년간 50여 개의 현대미술 기획전시를 선보였다. 유명한 중견작가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덜 알려진 청년작가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50여 개의 지난 전시 중 대중의 사랑을 받은 전시 포스터가 관람객을 반긴다.

가수 겸 작가 유나얼의 꼴라주 작품. 서울미술관 제공
전시공간은 9명의 학문과 예술의 여신 '뮤즈'(muse)를 차용해 구성했다. 황선태의 유리 드로잉 작품, 가수 겸 작가 유나얼이 종이 박스와 편지 봉투 등을 캔버스 삼아 작업한 콜라주 작품, 출산을 앞두고 느낀 불안함과 설레임, 양가감정을 표현한 정소윤의 실 드로잉 작품 등이 눈길을 잡아끈다.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겪은 슬픔과 고통을 가감없이 드러낸 감성빈의 작품, 팬데믹 시기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전 가꿨던 정원에서 시든 꽃을 보며 할머니의 부재를 실감하고 애도하는 마음을 담은 안준의 작품은 죽음과 상실의 의미를 되새기게끔 한다.

설은아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서울미술관 제공
설은아의 설치작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는 타인의 시선을 내려놓고 자신과 마주하는 공간이다. 설치물은 여러 대의 아날로그 전화기와 공중전화로 구성됐다. 관객은 벨이 울리는 수화기를 들어 누군가의 부재중 통화를 들을 수 있고, 전시장 한 켠 공중전화에 그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을 남길 수 있다. 전시 후 작가는 수집된 목소리를 세상의 끝에 놓아주고 오는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하비에르 마틴 '블라인드니스' 연작. 서울미술관 제공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해외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스페인 출신 다원예술가 하비에르 마틴은 '블라인드니스'(Blindness) 연작을 출품했다. 페인트와 네온으로 가린 피사체의 눈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완벽한 미로 여겨지는 광고 속 여성의 이미지를 차용해 현대사회에서의 미의 기준에 대해 탐구한다.

호주 출신 극사실주의 조각가 샘징크의 작품은 섬세한 표현이 일품이다. 아이를 안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우먼 앤 차일드'(Woman and Child)는 작가의 실제 가족 중 한 명을 모티브 삼아 제작했고, 웅크린 아기의 모습을 표현한 '베이비'(Babies)는 신생아의 배냇머리를 한 올 한 올 수집해서 완성했다.

서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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