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은 10일 자신의 SNS에 "지난해 6월 피소 소식이 전해진 후 70개 가까운 기사가 '복붙'(복사 붙여넣기) 수준으로 재생산되며 인격살인을 당했다. 너무 억울했지만 언론플레이를 하고 싶지 않았고 음악가는 음악으로 말해야 된다고 생각해 가만히 있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게 안부를 물어보는 분들에게는 '진실은 언젠가 꼭 밝혀진다'는 한 마디만 주문처럼 말했다. 제가 가만히 있는 게 이 사건이 묻히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폄훼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대중들이 기억하길 염원했다"고 덧붙였다.
임동혁은 "하루하루 가만히 있는 건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제가 음악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연주를 더 잘하고 앵콜곡을 더 많이 들려주는 것이었다. 슈만 트로이메라이, 차이코프스키 사계 중 10월을 연주하면서 '이런 음악을 구사하는 사람이 성범죄자일리 없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의 발단, 주제, 배경 등을 물증으로 갖고 있지만 그 진실이 너무 추악하고 더러워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959, 960, 베토벤 후기 소나타, 쇼팽 소나타 2·3번을 연주하는 음악가가 입에 담기에는 너무 품위가 떨어져 삼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동혁은 "수많은 거짓 중 유일하게 진실이 있었다면 대중들에게 이런 '미투'를 비롯한 성범죄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중요하지 않고 이슈화되면 끝이라는 것이었다"며 "마흔 가까이 먹어서 '나 잃을 게 없어, 난 감방 가도 괜찮아'는 결코 자랑이 아니니 앞으로는 잃을 게 있는 삶이 되길 기원한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고소된 임동혁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지난달 27일 불기소 처분했다. 임동혁은 이혼 절차를 밟던 아내에게 음란한 사진과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지난해 6월 고소당한 바 있다.
임동혁은 2001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 최연소 우승 이후 2005년 쇼팽 콩쿠르 3위, 차이콥스키 콩쿠르 4위에 오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