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세계 미술시장 축소…한국, 亞서 우위 점할 기회"

지난해 9월 열린 프리즈 서울 전시장 모습. 문수경 기자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2023년 미술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최근 '2022년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내고 "올해 미술 시장은 1991년이나 2009년 수준은 아니지만 2021년·2022년과 비교했을 때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술품 거래는 경기 침체기에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아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불황을 겪었던 1991년과 2009년 판매량은 각각 64%, 36% 감소했다. 전세계 거래 비중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의 경기 침체도 예상된다. 다만 "미술품을 구입하는 초부유층 수는 증가 추세여서 시장의 최상층이 보호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한국이 지난해 프리즈 서울 개최를 계기로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경쟁력을 갖추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엔저와 홍콩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서울이 아시아 미술 시장 가운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2026년까지 개최될 프리즈 서울이 한국 미술 시장에 장족의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프리즈 서울에서 김환기, 이배 등 소수의 작가를 제외하면 구매가 유명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으로 쏠렸다. 국내 작가를 국제적 수준까지 키우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트페어의 본질이 문화예술 행사가 아니라 미술품 5일장이자 컨벤션 산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아시아 미술 시장 허브를 놓고 한국을 비롯 홍콩, 싱가포르, 일본이 격돌하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끝난 제1회 싱가포르 아트SG가 포문을 연 데 이어 아트바젤 홍콩(3월), 일본 도쿄 겐다이(7월), 키아프·프리즈 서울(9월)이 차례로 열린다.

보고서는 "런던, 뉴욕과 함께 세계 3대 미술 시장으로 꼽히는 홍콩은 최근 정치적 불안으로 근현대 미술품 경매 규모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오는 3월 열리는 아트 바젤 홍콩은 2019년보다 참여 갤러리 수가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홍콩에는 아시아 도시 중 가장 많은 해외 갤러리가 들어와 있다. 2020년 이후 20만 명 이상이 홍콩을 떠났지만 그 갤러리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과 싱가포르는 사치품 거래세가 면세 또는 0.5%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200만 원을 초과하는 사치품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율이 20%다. 국제적인 미술 시장 허브로 성장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개별소비세를 부과했을 때 이익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정부당국과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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