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는 강수연이 11년 만에 다시 배우로 돌아온 작품이자, 그가 최초로 선택한 SF 영화로 일찌감치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넷플릭스는 "강수연의 가장 최근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러 의미를 가지는 '정이'의 공개와 같은 날(20일), 한국영상자료원과의 협업을 통해 '씨받이'와 '경마장 가는 길'의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시청자들은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강수연의 대표작 두 편과 그의 최근 연기를 동시에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유교 질서가 지배하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양반 집의 대를 잇기 위해 대리모인 '씨받이'로 들어가게 된 주인공이 겪는, 시대가 허락하지 않은 사랑과 운명을 그린 영화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미장센과 공고한 신분 질서에 맞서는 주인공을 아름답고 처절하게 그린 강수연은 '씨받이'로 한국을 넘어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에 포스트모더니즘 붐을 일으켰던 하일지 원작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을 한국 영화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감독이라는 평을 받고 있던 장선우 감독이 연출해 화제가 됐다. "너의 이데올로기는 무엇이냐"라는 명대사와 함께 '경마장 가는 길'은 독특하고 새로운 스타일과 개성적인 캐릭터 설정, 파격적 스토리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성공했다.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어떤 캐릭터든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는 강수연의 저력을 보여 준 '경마장 가는 길'은 그 해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석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