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한 5800명 만원 관중' 흥국생명도 이변 희생양, 선두 도약 놓쳤다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선두 도약을 노린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의 기세에 주저앉았다.

흥국생명은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 대 3(12-25, 19-25, 26-24, 20-25)으로 졌다.

선두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전날 1위 현대건설이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 풀 세트 접전 끝에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하지만 흥국생명도 이날 승리를 놓치며 순위 변동을 만들지 못했다.

흥국생명 김대경 감독 대행은 경기 전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에 질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우리도 이변을 대비해야 한다"면서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업은행도 이날 흥국생명에 쓴맛을 안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높은 블로킹 벽을 세워 흥국생명의 공격을 완벽히 차단했다. 무려 15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압도적인 높이를 자랑했다. 최정민이 양 팀 최다인 4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고, 산타나와 김수지도 각각 블로킹 3개로 힘을 보탰다. 반면 흥국생명의 블로킹 성공은 4개에 불과했다.

높이는 물론 경기도 지배했다. 공격 득점(78점-60점)과 성공률(38.46%-33.53%)에서 모두 앞섰고, 범실(17개-21개)도 적게 기록했다. 산타나가 양 팀 최다인 22점을 터뜨렸고, 표승주(19점)와 김희진(11점) 등도 고루 활약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승리로 2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승점 3을 따내며 11승 17패 승점 34(6위)를 쌓았다.

패배를 떠안은 흥국생명은 20승 7패 승점 60을 기록, 여전히 2위에 머물렀다. 1위 현대건설(승점 61)과 격차를 그대로 유지했다.

블로킹을 시도하는 IBK기업은행 최정민(사진 왼쪽)과 김하경.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은 첫 세트부터 충격적인 패배를 떠안았다. 기업은행의 블로킹에 공격이 번번이 틀어막히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기업은행이 무려 7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킨 가운데 흥국생명의 공격 득점은 9점, 성공률은 25.71%에 불과했다.

이어진 세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졌다. 흥국생명은 여전히 블로킹에 고전했고, 기업은행(3개)보다 무려 5개 많은 8개의 범실을 쏟아내며 자멸했다.

흥국생명은 3세트에서 뒤늦게 반격에 나섰다. 세트 시작과 함께 김연경이 3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이후 14 대 7로 크게 앞서가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이때 기업은행이 내리 5점을 따내며 맞섰고,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격차를 좁혀갔다. 이내 24 대 24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듀스에서 잇따른 범실로 흥국생명에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집중력을 발휘해 4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12 대 9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따내며 분위기를 가져갔다. 이후 24 대 20에서 표승주의 오픈 성공으로 승리를 장식했다.

이날 삼산월드체육관엔 5800명의 만원 관중이 몰렸다. 흥국생명의 선두 도약을 직접 보기 위해 부푼 기대감을 안고 경기장을 찾았지만, 예상치 못한 무기력한 패배에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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