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구상 완료' 이강철 감독 "타순 결정했다, 투수만 남아"

WBC 대표팀 훈련지켜보는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한국 야구 대표팀의 타순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모양새다.
 
대표팀은 지난달 15일(한국 시각)부터 28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 훈련을 진행했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현역 빅 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을 제외한 선수단 28명이 한자리에 모여 구슬땀을 흘렸다.
 
미국 전지훈련 동안 총 4차례 평가전을 실시했다. 17일 NC, 20일 KIA, 24일 kt와 차례로 평가전을 치렀고 25일에는 kt와 선수를 섞어 청백전을 펼쳤다. 27일 예정됐던 LG와 평가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평가전을 통해 여러 타순을 실험했다. 이정후(키움)는 4경기 모두 리드오프로 출전했고 최정(SSG), 박병호(kt), 김현수(LG)는 번갈아 가며 중심 타선을 맡았다. 타격감이 한껏 올라온 강백호(kt)의 타순은 경기마다 한두 칸씩 올라갔다.
 
대표팀은 지난 1일 귀국한 뒤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차 적응 및 회복을 위한 훈련을 소화했다. 김하성과 에드먼도 소속 팀 일정을 마치고 합류해 처음으로 완전체 훈련을 진행했다.
 
이 감독이 너무나 기다렸던 순간이다. 그는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웃는 얼굴이 보이지 않냐. 한국에 온 것도 좋지만 모든 선수들이 모여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처음으로 선수단 30명 전원의 컨디션을 점검한 이 감독은 대략적인 라인업 구상을 마쳤다. 그동안 미국 전지 훈련서 다양한 실험을 한 덕분에 타순은 거의 정해졌다. 
 
이 감독은 "(타순이) 어느 정도 나온 것 같다. 처음부터 생각해 둔 것은 있는데, 에드먼이 어떤 유형인지 보지 못해서 확정하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하성이가 어느 타순이 좋은지 보고, 양의지와 최정이 어떨 때 편하게 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오늘 나름 많이 결정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WBC 대표팀 훈련지켜보는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
처음 함께 훈련한 에드먼에 대해서는 "수비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열심히 하더라. 일단 과정이 중요하지 않나"라며 "하성이에게 많이 물어보더라. 빨리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고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흡족해 했다. 이어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에드먼은 이번 WBC를 통해 한국 국적이 아닌 선수 중 최초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국적은 미국이지만 WBC 규정에 근거, 어머니의 국적에 따라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대표팀은 3일 같은 장소에서 SSG 퓨처스팀(2군)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는 WBC를 주관하는 메이저 리그(MLB) 사무국이 배정한 공식 평가전이 아니기 때문에 현역 빅 리거인 김하성과 에드먼의 출전은 불가능하다.
 
이에 이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두 선수에게 라이브 배팅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날 배팅을 하지 않으면 일본에 가서 평가전을 할 때까지 오래 쉬어야 한다"면서 "대표팀 투수들이 공을 던지고, 각각 15개씩 총 30개의 공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SSG 퓨처스팀과 평가전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투수를 마지막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호주와 1차전에 몇 명을 대기시킬지, 일본과 2차전에 누구를 쓸지 등이 내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서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을 통해 마운드 운용 구상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표팀은 이날 평가전을 마친 뒤 4일 일본 오사카로 이동해 6일 오릭스, 7일 한신과 경기를 진행한다. 이 두 경기는 MLB 사무국이 인정한 WBC 공식 평가전으로 김하성과 에드먼의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다. 9일 개막하는 WBC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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